내셔널지오·디스커버리 '깜짝 실적'에 코닥·CNN까지…라이선스 패션 '대세'
코로나19에도 F&F·더네이처홀딩스 '깜짝 실적'
높은 인지도 바탕 시장 안착 유리…계약 중단 '리스크' 복병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MLB…'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이겨낸 라이징 패션 브랜드엔 공통점이 있다. '누구나 한번 쯤 본 적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라이선스 판권을 사들여 패션 브랜드로 선보이는 것이 패션업계 새로운 흥행공식이 됐다.
실제 패션업계 침체에도 라이선스 브랜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해 패션업계 한파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으며, 디스커버리도 4분기부터 훈풍을 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라이선스 브랜드 '잘 나가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운영하는 더네이처홀딩스는 지난해 5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연매출도 2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패션업체들의 실적인 곤두박질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인지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신규 브랜드 론칭시 브랜드를 알리는데만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라이선스 브랜드는 기존 높은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어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이 가능하다. 뽀글이·숏패딩이 단기간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의 원조는 F&F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다. 지난 2012년 해외 유명 다큐멘터리 채널의 의류 판권을 사들여 성공을 거뒀다. 롱패딩·어글리슈즈 등으로 라이선스 브랜드 열풍을 이끈 주인공인 셈이다. 이에 아웃도어 업계 1위 노스페이스에 이어 매출 2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판권을 확보한 MLB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데다 해당 제품이 국내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에 노출되면서 중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결과 디스커버리·MLB를 보유한 F&F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차츰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실제 지난 4분기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7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도 4.9% 증가한 3457억원을 기록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라이선스 브랜드…'양날의 검' 될수도
하지만 디스커버리와 내셔날지오그래픽의 성공으로 국내에 라이선스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신흥 강자로 떠오른 라이선스 브랜드는 '코닥어패럴'이다. 대명화학이 자회사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지난 2019년 필름으로 잘 알려진 미국 브랜드 '코닥'의 의류 라이선스를 취득해 만들었다. 첫 해에만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스포츠 의류업체인 스톤글로벌도 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 CNN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오는 하반기 'CNN 어패럴'을 선보인다. 새롭고 독창적인 브랜드를 찾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라이선스 브랜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기존 브랜드 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 글로벌 본사에서 직접 브랜드를 전개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어 리스크가 크다.
과거 이랜드가 스포츠 브랜드 '푸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연 매출 2000억원대의 브랜드로 키웠다. 하지만 브랜드가 성장을 지속하자 글로벌 본사가 지난 2007년 직영 체제로 바꾸겠다고 선언해 협력관계를 끝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브랜드 판권에 한국인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채택해 선보이면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면서도 "다만 글로벌 본사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브랜드 전개가 어려워져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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