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 홍보 외주서 '직접' 전환…1위 탈환 절치부심

본사홍보팀 인력보강 "주요브랜드 2분기부터 직접 홍보"
LG생건 성장세에 '위기감'…'K-뷰티' 1등 자존심 회복

아모레퍼시픽 용산 신본사 야간 전경ⓒ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K-뷰티' 1등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고수했던 'No모델' 전략을 수정, 송혜교를 '설화수' 전속모델로 발탁한데 이어 주요 브랜드 홍보를 직접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6명의 인력 충원도 끝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같은 행보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드여파에 선방하며 매출과 실적 모두 앞서나가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사옥 입주를 마무리하는 등 '신용산 시대' 개막에 맞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인사에서 본사 홍보팀을 △신문 △방송·온라인 △매거진 등 3개 파트로 재편하며 홍보 인력을 기존 12명(광고담당 2명)에서 18명(12명)으로 6명을 확충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설화수' '라네즈' '아이오페' 등의 화장품 브랜드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모든 홍보 업무를 내부에서 소화하기로 했다. 현재에는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바이탈뷰티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한율 △베리떼 △리리코스 △메이크온 △미쟝센 △해피바스 △오설록 등 브랜드 홍보를 3개 대행사에 위탁하고 있다. 1분기까지만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4월부터 직접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쁘아 등은 기존과 같이 대행사에 홍보를 그대로 맡기기로 했다.

이희복 아모레퍼시픽그룹 홍보담당 상무는 "각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혁신상품 홍보에 더욱 힘쓰기 위한 개편"이라며 "신본사 입주를 안정적으로 완료한 만큼 용산시대를 새롭게 열며 넓게 보자는 관점에서 직접 브랜드 홍보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대한 기업(Great Brand Company)를 향해 앞으로 각 브랜드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보다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대표 설화수가 '후'에 따라잡히자 20년 넘게 고수해 온 'No모델' 전략을 버리고 송혜교를 전속모델로 발탁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4년부터 LG생건을 앞서나가며 격차를 벌렸지만 지난해 '사드보복' 여파에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LG생건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라는 '삼각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전체 매출실적에서 1위를 내줬다.

화장품 부문 비교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뷰티계열사(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7275억원으로 LG생건 6361억원보다 약 914억원 앞섰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전년대비 33.3% 줄어든 반면 LG생건은 10% 신장한 것으로 집계돼 'K-뷰티' 1위 타이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전속모델 송혜교(왼쪽) 라네즈 전속모델 김유정ⓒ News1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전속모델이었던 송혜교를 설화수 얼굴로 전환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 그동안 설화수는 '제품력으로 승부한다'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며 1997년 론칭 이후 한 번도 전속모델을 기용하지 않았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LG생건의 실적에 자극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설화수에 이례적으로 모델을 발탁하는 등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도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스타 김유정을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라네즈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더 젊고 트렌디하게 변모시켜 중국뿐 아니라 미국 등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2018년을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해로 삼고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에뛰드하우스'가 2월과 3월 각각 쿠웨이트, 두바이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중동시장에 진출한다. 1분기엔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 '마몽드'가 각각 호주 세포라와 미국 뷰티 전문점 얼타에 입점할 예정이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강화 △디지털 혁신 △글로벌 확산 △미래경영 준비 △지속가능경영·인재육성을 경영 목표로 세웠다.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을 기쁘게 하는 고객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며 "확고한 디지털 인프라와 역량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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