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매물 '네파의 추락'…3년만에 당기순익 천억→순손실전환

업계 3위 토종아웃도어, 불황 '직격탄'에 추락거듭
우량기업서 골칫거리로…영업이익 넘어선 부채이자

ⓒ News1 최진모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토종아웃도어 대표 브랜드 '네파'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경쟁브랜드보다 더 빠르게 실적추락을 거듭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 드리운 장기 불황 여파도 있지만 인수 주체인 MBK가 대비를 소홀하게 한 탓이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네파 실적이 계속 추락하면서 MBK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네파 실적 얼마나 추락했나…영업이익 2년 만 68.5%↓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주식회사 네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3855억원으로 전년대비(4056억원)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929억원에서 2015년 502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293억원으로 2년 연속 46.0% 41.6% 급감했다.

네파의 당기순이익도 2013년부터 매해 △1052억원 △709억원 △366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 90억원 순손실 전환됐다. 감사보고서상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3679억원으로 이자로 낸 금융비용이 328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을 상회했다.

네파가 장기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추진한 해외진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연결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파의 중국법인(WEIHAI NEPA CO., LTD)은 지난해 매출 8억7000만원, 당기순손실 2억원에 그쳤고 프랑스법인(NEPA Chamonix SAS)도 매출 5억원, 당기순손실 4억2000만원을 기록해 수년째 제자리걸음했다.

2015년 4월 당시 박창근 네파 대표는 "2020년까지 총 29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밝히기도 했는데 무색한 형국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2014년부터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네파도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경쟁브랜드와 비교해서도 실적 하락 폭이 크다는 지적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를 보유한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2조3380억원으로 전년대비 2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16억원으로 12.9% 감소했다. 블랙야크의 경우 지난해 매출 4225억원, 영업이익 349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5.8% 7.7% 감소했다.

반면 K2코리아 매출은 3182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전년 893억원보다 42.3% 줄어든 515억원을 기록해 네파와 함께 실적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이 지난해 예상대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며 "네파는 경영주체가 사모펀드여서 예상치 못한 장기불황에 대응하기 더욱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효 네파 대표이사ⓒ News1

◇실적 하락에 매수자 실종…MBK 투자금 회수 가시밭길

업계에서는 네파의 실적이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네파를 인수한 MBK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가격 이상으로 재매각하기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인수금융 부채에 따른 금융이자가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인수 해인 2013년 때만 해도 네파 매출은 4704억원, 영업이익은 1182억원에 달했다. 또 부채가 없고 잉여이익금으로 1952억원을 확보한 우량기업이었다.

MBK는 2013년 1월부터 9970억원을 투자해 네파 지분 94.2%(우선주 포함)를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티비홀딩스를 세웠다. 인수금융으로만 약 4800억원을 조달했는데 당시 네파의 현금창출력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럽지 않은 액수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수 직후 해부터 2014년 네파의 성장세가 꺾였다. MBK는 늦기 전에 네파 상장(IPO)을 시도해보기 위해 IB(투자은행)들과 일정을 논의했다. IB업계에 따르면 MBK는 네파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으면서 상장해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2015년 네파 실적이 더욱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MBK는 상장을 포기하고 SPC와 합병시켰다. 네파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SPC가 부담하고 있는 4000억원 규모의 차입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다.

이마저도 지난해 네파의 영업이익이 200억원대로 내려앉으면서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네파가 3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아 이자비용만 328억원에 달하는데 영업이익이 내려앉으면서 결국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네파는 MBK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투자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당시엔 국내 시장이 이렇게 급속도록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MBK가 인수목적 SPC를 세울 때부터 차입금 비용을 전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다"며 "네파의 현금창출력을 통해 차입금을 갚아가려 했지만 실적이 망가지면서 전체적인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네파 창업주 김형섭 평안엘앤씨 회장은 2005년 네파를 론칭한 후 이탈리아에 먼저 상표권을 등록했다. 이후 국내에서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토종아웃도어로 콘셉트를 바꿔 업계 3위까지 사업을 키웠다.

김 회장은 2012년 6월 네파 사업부를 평안엘앤씨에서 인적 분할하고 그다음해 1월말 경영권 지분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제일모직(구) 출신으로 동일드방레에서 대표를 역임한 이선효씨가 네파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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