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스코리아도 '증설의 저주'…'마유크림' 로봇공장 어쩌나
자동화공장 세웠더니 히트제품 판매 '뚝'
무색해진 월간 생산 천만개…꼬꼬면·허니버터칩 '닮은꼴'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마유(馬油)크림'을 히트 쳐 깜짝 성장한 화장품기업 클레어스코리아가 '증설의 저주'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2014년 출시한 히트제품 '게리쏭 9콤플렉스'(원조 마유크림)가 중국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려 실적상승을 견인하자 2015년부터 첨단설비를 갖춘 공장 준공에 들어갔는데 막상 완공하고 보니 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져서다.
증설의 저주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의 공급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설비를 증설했더니 제품의 인기가 하락해 기업이 낭패를 보는 경우를 일컫는 말로 '꼬꼬면'과 '허니버터칩'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게리쏭 9콤플렉스' 판 이익금으로 로봇공장 세워 ODM 진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클레어스코리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696억원으로 전년대비(1681억원) 58% 감소하고 60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31억원 적자전환, 467억원이던 당기순이익도 49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 공장 운영에 들어간 자회사 코스나인(100% 출자 자회사)을 제외한 클레어스코리아 개별실적에서도 매출 659억원으로 전년(1666억원)대비 60.4%로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12억원·476억원에서 21억원·16억원으로 줄었다.
클레어스코리아의 실적 추락을 두고 업계에서는 '마유크림'이라는 히트제품군에 집중된 매출·수익구조의 한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제품군에 의존해 성장하면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마유크림이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깜짝 실적을 올렸지만 아마 지난해 중순 이후부터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화장품의 경우 한 가지 히트제품에 의존하면 급격히 경영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레어스코리아는 '게리쏭 9컴플렉스 크림'이 중국 관광객들의 싹쓸이 구매 품목으로 떠오르는 등 불티나게 팔리면서 2013년 49억원이던 매출 규모가 2014년 949억원, 2015년 1681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014년 각각 277억원·215억원에서 2015년 603억원·467억원으로 2배 이상인 117.7%·117.2%씩 크게 늘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현구·한백 공동대표는 이익금을 쌓아두기보다는 800억원 상당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씨나인이엔티'에도 출자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 시기 잉여이익금은 2013년 1억원에서 216억원(2014년), 2015년 663억원으로 쌓였다.
두 사람은 특히 영업이익과 잉여이익금의 절반 수준인 300억원 상당을 경기도 김포 지역의 1만290㎡(약 3100평) 부지에 자동화 공장을 짓는데 투자했다. 이러한 판단에는 마유크림 인기가 몇 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자회사 코스나인을 통해 2015년부터 짓기 시작한 공장(지상 4층·지하 2층 규모)은 지난해 9월 완공됐다. 마유크림의 인기를 믿고 대용량 생산에 최적화된 자동화 로봇 5대를 라인에 배치해 월 1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형태 코스나인 대표는 준공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동화 로봇설비를 통해 분당 50개의 제품, 한 달에 50만~60만개를 만들 수 있다"며 "마유크림은 연간 1000만개가 팔리는 제품인 만큼 로봇공정을 도입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빨리 식은 마유 인기…클레어스 "투자 성과 올해 나올 것"
그러나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와 중국 시장 트렌드 변화 등으로 마유크림의 인기가 예상보다도 빠르게 감소하면서 코스나인 공장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나인의 지난해말 기준 매출은 35억원, 당기순손실 21억원이다.
물론 클레어스코리아는 공장에서 마유크림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김형태 대표는 "그동안 마유크림의 누적판매량이 3000만개를 넘어섰는데 이 물량도 코스나인 공장에서 석 달이면 만들 수 있는 규모"라며 "코스나인은 OEM·ODM 전문기업으로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숙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 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화장품ODM 상위 3사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클레어스코리아 측은 전체적으로 크게 꺾인 실적에 대해 계열사들의 사업 구조의 다변화와 안정화를 위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전체적으로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아 사드 관련 이슈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클레어스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물적·인적 투자를 크게 단행했다"며 "투자의 결과가 올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이미 1분기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채널에 진출해 신규 수익 채널을 발굴하고 코스나인 공장을 통한 효율성 제고,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클레어스코리아 지분은 이현구·한백 공동대표가 70%(각각 35%)를 보유하고 있다. 클레어스코리아는 2014년 20억원, 2015년 25억3000만원을 결산배당했다. 지난해 배당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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