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이 쓰는 프랑스팩?… 중국산 '고양이팩' 불법유통 논란

블로그서 핫한 'AL프랑스팩'… 알고보니 '중국산'
식약처·공정위·관세청 "근본적 해결책 마련은…"

일부 홍보글에는 사진이 포함된 후기를 남기는 조건으로 마스크팩 5개를 제공한다는 체험단 모집글이 포함돼 있었다.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고양이팩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중국의 여신 판빙빙이 메이크업하기 15분 전에 꼭 이 프랑스팩을 애용한다고 알려져 유명세를 얻고 있는데요 가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QR마크를 꼭 확인하셔야 해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고양이팩' '판빙빙팩' 'AL팩' '알팩' '박신혜팩' 등을 검색하면 이와 유사한 제품 홍보글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열된다. 이 제품은 '프랑스팩' '프랑스 AL팩' 등으로도 불리지만 중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블로그를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의 불법 유통을 제재할 권한 또는 수단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유통돼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마스크팩이 국내에 무분별하게 들여와 판매되고 있어 주의해야한다. 이 제품의 정확한 명칭은 'AL 슈퍼 워터 마스크'로 중국의 '위해시미석화장품유한공사'라는 업체가 제조·유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중에서도 특히 피부에 성분을 직접 흡수시키는 마스크팩은 제품의 안전성이 매주 중요하다"며 "공짜라는 점과 연예인 유명세에 현혹되지 말고 믿을만한 제조업체에서 생산됐는지 확인하고 수입 제품이라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것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매업자들은 AL 슈퍼 워터 마스크에 대해 프랑스 원료를 사용해 '미백' '수분 보충' '트러블 진정' '탄력 강화'에 탁월한 효과를 준다고 홍보했다. 또 홍보글 하단에 연락처와 메신저 아이디 등을 남긴 후 계좌 이체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그런데 실제로 직접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까지 효과를 봤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배치된다.

홍보글 다수에 배우 박신혜와 김수현이 제품 또는 홍보 문구를 들고 있는 사진이 포함돼 있다.ⓒ News1

이유는 '공짜 마케팅'에 있었다. 판매업자는 일부 홍보글 하단에 체험단을 모집 중이라며 사진을 6개 이상 첨부한 리뷰를 남기는 조건으로 해당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공짜 마스크팩을 얻게 된 일부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사용 후기를 작성한 것으로 짐작된다. 또 국내 파워블로거들에겐 현금이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 제품을 몰래 들여와 불법으로 판매하는 판매자들 못지않게 실제 소비자들도 수많은 후기글을 남기게 됐다. 해당 후기글을 본 다른 소비자들은 또 이 제품이 안전하다고 믿게돼 또 후기를 남기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일부 판매업자는 중국의 톱배우인 판빙빙뿐 아니라 국내 배우 박신혜와 김수현도 이 제품을 사용했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렸다. 판빙빙의 경우 수차례 마스크팩을 붙인 채 외부활동을 펼쳐 홍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제품을 중국업체로부터 협찬받았을 수 있는 것. 그러나 이 제품 홍보에 활용된 국내 배우들의 경우 합성 이미지가 확산돼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L 슈퍼 워터 마스크 용기(아래)엔 중국어로 위해시미석화장품유한공사가 제조업체로 표기돼 있다. 같은 이름의 회사 홈페이지에는 한글로 '미소'가 적힌 정체 불명의 제품이 또 등장한다.ⓒ News1

이 같은 부차적인 문제와 더불어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은 화장품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화장품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화장품을 제조·판매하기 위해선 일정 요건을 갖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조업 혹은 제조판매업 등록해야 한다. 화장품을 수입해 판매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한 제조판매업자의 상호와 주소, 전성분, 내용물의 용량, 제조번호, 사용기한 등을 국문으로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AL 슈퍼 워터 마스크제품 용기에는 한자와 영어로만 기재돼 있다.

이같은 불법 유통을 계속 지켜봐야하는 걸까.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저처 화장품정책 과장은 "AL팩 판매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만 해결하기 참 어려운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권 과장은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사이트 차단 요청해 20개 정도 조치를 했다"면서 "하지만 개인의 위법 사항을 직접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수사기관에 대대적인 수사를 요청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안을 처벌한 전례가 없어 개인 판매업자를 검거한 후 법정에 세워야 화장품법 위반 부분에 대한 처벌수위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식약처, 공정거래위원회, 관세청 관계자들은 중국 업체가 한국에서 불법 마케팅을 유도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증명해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난색을 보였다.

한편 소비자원 관계자는 "AL 슈퍼 워터 마스크 제품과 관련해 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건은 아직 없다"면서 "해당 제품은 정식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안전성이 중요한 마스크팩 제품인 만큼 적극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idea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