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절차 돌입한 성동조선 "M&A 실패하면 파산"

거액의 매입액 확보한 업체 찾기 어려울 듯
10월까지 최종인수자 확정, 12월 회생안 인가 계획

성동조선 노조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옆에서 구조조정 사업장 해결 촉구집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4.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성동조선해양이 기업회생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현재 상황에서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수합병(M&A)이지만 높은 매각가로 인해 건실한 인수대상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성동조선은 전날(13일) 오후 5시로 예정됐던 1차 관계인집회를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창원지방법원 제1파산부에 '관리인 보고를 위한 관계인집회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출된 자료에서 성동조선은 8월 매각전략을 수립하고, 9월 공개경쟁입찰을 공고해 인수의향서를 접수해 10월에는 최종인수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11월 중 투자계획서를 체결하고 12월에는 회생계획안은 인가받겠다는 계획이다.

조송호, 하화정 성동조선해양 공동관리인은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어떠한 외부환경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강한 체질로 거듭나겠다"라며 "M&A가 연내에 마무리돼 경영정상화가 될 수 있도록 협조와 지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성동조선의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은 "회사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고 산업적 대안도 부재하다"고 판단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결정했다.

애초 청산가치(70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2000억원)보다 높게 평가됐지만, 성동조선은 M&A를 통해 자금조달과 투자가 이뤄지면 기업 운영을 계속할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법원에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 추진을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인가 전 M&A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생을 위해 성동조선은 1200여명이었던 직원을 3차례 희망퇴직을 통해 834명으로 감축했으며 2017년 인건비 수준에서 직급별로 5~40%의 임금 반납을 지속해오고 있다. 앞으로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400명대까지 감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자산매각도 진행했지만 당장 손에 쥔 현금이 씨가 마르고 있다. 현재 성동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가용 현금 잔액은 498억원으로 이중 재직 중인 직원들의 퇴직금을 제외하면 남는 건 290억원이다. 이마저도 올해 연말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일감이 떨어져 조선소 가동도 중단된 상태다. 올해 연말까지 회사를 매입할 당사자를 찾지 못하면 파산 절차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성동조선의 매입자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청산가치가 회생절차 신청 당시 7000억원대에서 3700억원으로 줄어들어 매입비용이 줄었지만 조선업계의 불황이 극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마련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회생기업 M&A에서 본입찰에 참여하려면 최소매각가에 50% 이상을 보증금으로 내야 하지만, 현재 2000억 가까운 현금을 확보한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시민주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성동조선을 사들여 새로운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시민단체는 정부와 금융권이 성동조선이 지고 있는 빚을 탕감하고 저가에 매각하라고 주문하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M&A가 되면 회생계획이 (진행)되는 것이지만 안된다면 회사에 자금이 없어 자연스럽게 파산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때 성동조선은 수주잔량 10위권에 포함될 정도로 건실한 중소조선업체였다. 하지만 2008년 촉발된 전 세계적 금융위기와 환율급등에 따른 환헤지 실, 대규모 시설투자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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