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늘었는데…" 韓 조선업, 9월 중국·일본에 밀려
- 장은지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9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올들어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2개월 연속 수주량에서 중국과 일본에 밀리며 부진했다.
5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9월 21억6200만달러 규모의 선박 33척(107만729CGT)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CGT는 표준환산톤수로 선박 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 무게를 의미한다. 국가별 순위에서 중국과 일본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149만CGT, 일본은 138만CGT를 9월 한 달간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올 2월부터 6월까지 계속 월별 수주량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 7월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3개월 연속 부진한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종 발주가 끊기며 수주에서 일본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 엔저를 무기로 한 일본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사이에서 고전 중이다.
약진하고 있는 중국은 올 3분기에만 61억9200만달러(111척, 347만CGT)의 수주실적을 거두며 1~2분기 부진을 털어냈다. 한국은 지난 3분기 43억6100만달러(59척, 210만CGT) 수주에 그쳤다. 올들어 가장 저조한 분기 수주실적이다. 같은기간 일본은 37억5000만달러(71척, 236만CGT)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해운사인 코스코(Cosco)가 지난 9월 자국 조선소에 2만TEU급 5척을 포함해 총 11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것이 중국 수주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1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81만CGT 규모로 중국의 월별 수주량(149만CGT)의 5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올해 누적 수주금액에서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앞서고 있다. 한국이 올해 1~9월 수주한 금액은 총 190억5000만 달러(212척, 877만3571CGT)로 중국과 일본에 크게 앞선다. 올해 중국은 121억100만 달러(270척, 633만CGT), 일본은 95억4500만 달러(212척, 599만CGT)를 수주했다.
한편 지난 9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14만CGT(132척)로 올들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달인 8월에 비해 80척, 280만CGT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전년도 발주규모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434만CGT로 지난해 같은기간 발주량(3619만CGT)의 67.3%에 불과하다.
9월 발주량이 회복되면서 10월 초 현재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940만CGT로 전달 대비 약 133만CGT 증가했다. 수주잔량이 전달에 비해 증가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4042만CGT로 1위이며, 한국이 3208만CGT, 일본이 2120만CGT로 뒤를 이었다. 한중일 모두 국가별 수주잔량은 지난달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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