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드는' 한진重…부산 영도조선소 하반기 적자탈출하나

수주 호조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경영 정상화 탄력

한진중공업이 2011년 인도한 18만톤급 벌크선. (한진중공업 제공)ⓒ News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지난해 7월 3년만에 생산을 재개한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가 올 하반기 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갈등과 조선업 불황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부산 영도조선소는 최근 터키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18만톤급 벌크선 건조작업에 한창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937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조선소인 한진중공업이 회생하면서 부산 지역경제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업계는 조심스럽게 영도조선소의 하반기 흑자전환을 점치고 있다. 영도조선소는 지난달 3만8000㎥급 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 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물꼬를 텄다. 액화석유가스(LPG)선과 소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수주가 나타나고 있다. 영도조선소는 3년치의 안정적인 조업물량을 확보하며 2017년 상반기까지 도크를 채우는 성과를 올렸다. 2013년 15척(6.9억), 2014년 11척(7.7억)을 수주하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회사부터 살리고 보자는 공감대를 이룬 후 영도조선소의 생산효율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며 "조선 기자재업체들을 중심으로 부산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도뿐 아니라 필리핀 수빅 조선소도 선박 자재의 80%를 국산으로 쓰고 있다. 선박 자재비는 선가의 6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도 수주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수빅조선소는 최근 프랑스 최대 해운사인 CMA CGM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2만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다. 수빅조선소는 대형 상선과 초대형 유조선을 중심으로 수주전략을 짜고 있다. 이번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로 회사 내부도 활력이 넘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에 이어 한진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 진출하면서 조선명가로서 자존심을 회복했다"며 "해외 선주들이 한진에 대한 오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발주 가뭄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조선 빅3와 달리 상선 건조비중이 높은 한진중공업은 유가하락에 따른 신조선 발주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은 대형 조선사와 다르게 상선을 전문으로 하는 한진중공업은 수주와 매출 모두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컨테이너선만 20척 이상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도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배당금을 받지 않으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200원을 배당했다. 최대주주인 조남호 회장의 지분율은 46.5%다. 조 회장이 배당금을 받았다면 약 27억원에 해당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조남호 회장이 배당금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해당 금액은 회사의 향후 투자에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재무구조 개선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부채를 2013년 5조444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8972억원으로 줄였다. 지난 15일 인천시 서구 석남동 율도부지 일부를 143억원에 처분했다. 올해 남아있는 율도 부지를 추가 매각해 200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약 1000억원 규모의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매각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만 약 3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보유하게 된다. 지난 3월 말에는 인천 북항 항만시설관리권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해 85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보유현금을 통해 회사채 상환 등 부채 감축에 고삐를 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땅도 팔고 건물 등 자산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수주 호조와 함께 부채감축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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