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조선 빅3, 연구개발비 매출 대비 1%도 안돼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News1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News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중국과 일본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국내 조선 빅3의 연구개발비가 매출액 대비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각사 201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0.5~0.8%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규모는 현대중공업 2836억원(매출액 대비 0.5%), 삼성중공업 1054억원(0.8%), 대우조선해양 914억원(0.5%) 순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011년 이후 3년 만에 1000억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투자 대신 비용절감과 수익 확보를 주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도 연구개발비를 매년 줄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연구개발비는 2012년 1631억원(매출액 대비 1.1%), 2013년 1476억원(1.0%), 2014년 1054억원(0.8%) 등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은 전년대비 연구개발비 규모가 소폭 늘었지만 비중으로 따지면 3년째 0.5%로 제자리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면서 기술 경쟁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기술력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해야만 수익이 난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조선업이 경쟁력을 잃은 결정적인 이유가 연구개발을 소홀히 했다는 점으로 손꼽힌다. 한국 조선업도 일반 상선 건조로는 일본이나 중국과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어렵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일 연구개발투자를 비교해보면 일본은 재단 지원 등으로 R&D 투자 규모가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효율은 미흡하지만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규모와 증가율 면에서 모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 화물은 중국이 건조한 선박으로 수출한다는 국수국조(國輸國造) 정책을 통해 자국 조선업을 키우고 있다. 대규모 금융지원을 비롯 연구개발 투자도 과감히 늘리며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특수선, 해양플랜트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해운업 규모가 큰 일본도 자국발주 성향이 짙은데다 엔저 효과 등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조선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기술을 빠르게 축적하며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의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수주잔량은 23척에 이른다. 범용 선박 위주로 운영하던 이마바리조선은 최근 해외에서 LNG선 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 대형 조선사 연구소 관계자는 "기술 격차를 보면 우리가 중국에 10년 정도 앞서 있지만 다음 세대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 중국을 따돌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일본이 한국 조선업에 역전당했듯 우리도 중국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매우 높은 상황이며 앞으로 살 길은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길 뿐"이라고 말했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