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국립연구소와 '영하 30도' 난방 기술 개발…한랭지 시장 공략
알래스카 극한 환경서 실증…시스템에어컨·히트펌프 보일러 적용 확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ORNL)와 협력해 영하 30도 이하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난방 기술 개발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ORNL과 '한랭지용 증기압축식 난방과 멀티 설루션 개발'(Cold Climate Vapor Compression Space Heating and Multi-functional Equipment) 연구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영하 30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내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의 핵심인 증기압축 기술은 냉매를 압축·순환시켜 외부의 열을 실내로 전달하는 것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난방과 냉방, 온수 공급까지 가능한 공조기기를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증기압축 기술은 외기 온도가 낮아질수록 성능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특히 북미와 북유럽 등 영하 30도 이하의 극저온이 장기간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높은 난방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단일 압축기 기준으로 영하 30도 이하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제공하는 설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증기압축 기술을 고도화한다.
구체적으로 압축기에 회전식 스크롤 방식을 적용해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스크롤 방식은 피스톤이 직선 운동을 하며 냉매를 압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두 개의 스크롤이 맞물려 회전하면서 압축하는 형태로 기존 대비 에너지 손실이 적고 안정성이 높아 장기간 운전이 필요한 한랭지 난방에 유리하다.
압축기 과열을 방지해 성능을 최적화하는 냉매량 제어 기술인 '플래시 인젝션'도 적용한다. 플래시 인젝션 기술은 장기간 작동 시 열효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기기가 감지해 필요한 경우 냉매를 기기 내부에 추가 주입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 위치한 로키국립연구소 (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 NLR)의 필드테스트 랩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개발한 기술을 실증할 예정이다.
페어뱅크스는 월평균 최저 기온이 영하 약 40도 안팎이고 역대 최저 기온은 영하 50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한랭 지역으로, 극한 환경에서 제품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증기압축 난방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글로벌 난방 전기화 흐름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냉난방 겸용 시스템에어컨·히트펌프 보일러 등 다양한 HVAC 제품에 해당 기술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시장조사 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은 2025년 935억달러(약 133조원)에서 2034년 2119억달러(약 302조원)로 연평균 9.8%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DA사업부 임성택 부사장은 "이번 협업은 실제 극저온 환경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고효율 기술과 기기 신뢰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히트펌프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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