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루빈보다 6.7배?" 베일 벗은 中 'AI 굴기'…반도체업계 '긴장'

화웨이,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 첫 공개…엔비디아 도전장
美 제재에도 中 AI 굴기 '성큼'…"위협 수준 아니지만 경계를"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연산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국내 AI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중국은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화웨이, 대규모 AI연산 플랫폼 공개…"베라 루빈보다 6.7배 뛰어나" 주장

3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6에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Atlas 950 SuperPoD)'를 공개했다.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는 자사 최신 AI 칩인 '어센드 950 DT' 8192개를 단일 클러스터로 묶어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처리하는 랙스케일 AI 컴퓨팅 시스템이다.

핵심 기술은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인터커넥트 설루션 '유니파이드버스'(UnifiedBus)'다. 칩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개별 칩의 한계를 극복했는데, 엔비디아의 'NV링크' 대항마로 꼽힌다.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는 1초에 100경 번의 연산을 수행하는 8엑사플롭스(EF) 성능과 초당 16.3 페타바이트(PB)의 대역폭을 구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NVL144)보다 연산 성능이 6.7배 앞선다는 것이 화웨이 측의 주장이다.

중국 SMIC 로고(로이터)
美 제재에도 'AI 굴기' 가속…"中 추격 경계해야"

국내 업계는 중국의 예상보다 빠른 'AI 굴기' 속도에 주목한다. 화웨이의 주장은 아직 시장 검증을 거치지 않았지만,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공급망 제재에도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는 있음을 보여줬다.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에 탑재되는 '어센트 950' 칩이 대표적이다. 이 칩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의 최신 N+3 공정(7/5㎚급)으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가는 "화웨이의 주장이 과장됐는지를 차치하더라도, (ASML의 전공정 필수 장비인) 노광장비(EUV) 수급이 막힌 상태에서 심자외선(DUV) 장비의 다중 패터닝만으로 7나노 이하 공정을 구현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진전"이라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간한 리포트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파운드리·장비 분야에선 경쟁력이 아직 뒤처졌지만, 팹리스(설계)와 후공정 분야는 글로벌 수준까지 경쟁력 상승했다"며 "반도체 칩 및 시스템을 포함하는 독자적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어센드 950'의 한국 시장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빌리안 왕 한국화웨이 대표는 지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AI 컴퓨팅 카드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설루션을 공식 출시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성능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HBM 영토 노리는 中 반도체? 비용·수율은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는 중국 AI 산업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가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전력 소모량과 낮은 양산 수율 등 '구조적 한계'가 명확해서다.

중국 반도체의 시장 진입이 원천 봉쇄된 점도 'K-반도체' 입장에선 시장 영토를 지키는 방파제다. 중국산 칩의 수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북미 시장은 물론, 유럽연합(EU)도 화웨이·ZTE 등 중국산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SMIC, 중국창신메모리(CXMT) 등이 미국 제재 속에서도 발 빠른 기술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지만, 비용 손익과 수율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라며 "국내 업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