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부터 휴머노이드까지…中 로봇 군단, 韓 안방 노린다

中하이퍼쉘 "韓 점유율 60% 목표" 출사표…G1, 이마트서 판매중
'공급망' 구축한 中로봇, 주도권 선점…"韓, 추격자 신세" 우려

24일 브이디로보틱스가 출시한 아웃도어 퍼포먼스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쉘을 착용하고 달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뉴스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국 '로봇 군단'이 한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 유니트리의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 'G1'은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쉘'은 한국의 2030세대 등산·러닝족을 타깃으로 잡고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로봇 업계는 막대한 내수 데이터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기술 자립'과 '공급망 완결성'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상용화 원년'을 선포했다. 인공지능(AI) 끝판왕으로 불리는 로봇 산업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韓 운동족 노리는 中 웨어러블, 휴머노이드는 이미 진입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하이퍼쉘은 전날(24일) 아웃도어 퍼포먼스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쉘X 시리즈' 4종을 국내 출시했다. 하이퍼쉘은 중국 선전(심천) 기반의 로봇 스타트업으로, 국내 1위 서비스 로봇기업 브이디로보틱스 국내 독점 총판을 맡았다.

하이퍼쉘은 본체가 달린 밴드를 허리에 감고 양 허벅지에 구동기를 장착하는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이다. 인공지능(AI)이 로봇 착용자의 근육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인식·분석해 보행을 더 쉽게 돕거나 다리에 압력을 가해 운동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출시가는 149만~329만 원이다.

주목할 점은 하이퍼쉘이 타 웨어러블보다 높은 출력(W)과 넓은 유통망을 무기로 한국의 2030세대 젊은 소비층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국내 로봇 스타트업인 위로보틱스도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시리즈'를 시판 중이지만, 아웃도어 레저 시장보단 고령층(시니어), 고위험 작업자 등이 주요 소비자다.

정원익 브이디로보틱스 부사장은 "한국은 국민 10명 중 6명이 운동을 하고, 특히 프리미엄 장비 구매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매우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층보다 얼리어답터(모험적 초기 구매자) 비율이 높고, 소비력이 탄탄한 2030세대 시장을 주 무대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브이디로보틱스가 하이퍼쉘 판매를 앞두고 지난 18일까지 진행한 와디즈 프리오더에서 목표 대비 3721%인 1억 원의 펀딩이 모집됐다. 하이퍼쉘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한 만큼, 웨어러블 로봇 시장 점유율을 60% 이상 확보하겠다는 것이 하이퍼쉘의 목표다.

중국 최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도 한국 시장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점 일렉트로마트에 상설 로봇 스토어를 열고 휴머노이드 로봇 'G1'과 4족 보행 로봇 'Go2'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가격은 G1 3000만 원 Go2는 399만원이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에 로봇이 진열돼 있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은 국내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개인용 로봇 상품 14종을 판매한다. 2026.2.1 ⓒ 뉴스1 황기선 기자
산업硏 "中 로봇, 한국보다 우위"…부품 공급망이 핵심

중국 로봇 기업들의 '한국 상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차그룹(아틀라스), LG전자(LG클로이드) 등 국내 소수 대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국가 간 경쟁으로 보면 중국과의 격차가 이미 벌어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전날(24일) 발간한 '첨단 산업의 한·중 경쟁력 분석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로봇,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등 주요 첨단산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한국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로봇 산업과 관련해 산업연구원은 "가격·인프라 측면에서 중국이 한국 대비 우위를 차지하며 종합 산업 경쟁력도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1만3000대 중 87%가 중국산이다.

업계는 중국 로봇의 무서움이 '부품 공급망'에서 나온다고 본다.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의 국산화율은 2024년 기준 57.5%이다. 특히 감속기, 서보시스템, 컨트롤러 등의 핵심 부품은 국산화율이 50% 이상이다. 반면 한국의 로봇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은 40% 남짓이다.

로봇의 동작을 수행하는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가 대표적이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원가의 6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절대적인데, 한국은 사실상 전량을 외산(外産)에 의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공급망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산업 경합성은 이제 첨단 제조 분야로 전환됐다"고 평가하면서 "단순히 대중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대중국 적자를 극복하는 수출 전략이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편승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