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잭팟, 내년엔 大漁 온다"…K-전력기기 '곳간' 확장 경쟁

효성重·HD현대·LS일렉, 작년 수주 27조 '역대급'…"올해는 더 많다"
내년엔 11조 서해안 에너지道 물량 경쟁 본격화…'캐파 증설' 속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1조 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앞두고 전력기기 업계가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로 국내 업계는 지난해 수년 치 일감을 꽉 채운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물량까지 밀려들 전망이어서 생산능력(CAPA) 확충이 시급해진 때문이다.

"내년 수주, 10% 더"…AI 하이퍼-불에 수주 곳간 넘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298040)·HD현대일렉트릭(267260)·LS일렉트릭(010120)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합산 수주잔고는 27조 원 규모다. 전년(20조 7000억 원)보다 30.4%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에도 글로벌 AI 산업이 호황을 맞아 수주고가 전년 대비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무서울 정도'로 일감이 몰린 셈이다.

각사별로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1조9000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해 전년(9조2000억 원) 대비 29.3% 늘었다. LS일렉트릭은 5조150억 원으로 전년(3조4000억 원)보다 47.5% 수주잔고가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아직 수주잔고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10조~11조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수요는 올해 슈퍼사이클을 넘어 '하이퍼-불'(초강세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3사의 수주액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력기기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4.87% 성장해 420억6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10.5% 많은 42억2000만 달러로 높여 잡았다.

AI 대호황을 타고 일감이 쏟아지자, 전력기기 업계는 발 빠른 증설에 나선 상황이다. 조선·전력기기 등 수주산업은 발주받은 제품을 납기 내에 제작해 고객사에 인도해야 매출이 일어난다. 제품을 생산할 캐파가 부족하면 납기를 맞추기도, 수주도 힘든 구조다.

특히 내년부터는 총사업비 11조 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자 입찰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외 물량에 더해 국내 물량까지 추가되는 셈인데, 천문학적 규모의 일감이 달린 프로젝트인 만큼 업계 전체가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LS일렉트릭 제공)
11조 大魚 경쟁, 내년 본격화…'공장 증설' 부심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 수주전은 '기술개발'과 '공장 증설' 두 갈래로 전개되고 있다.

먼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에 깔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용 변압기의 '국산화'가 첫 번째 과제다.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4사는 지난해 8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고한 국책과제 '500킬로볼트(㎸)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기술개발 사업'에 참가한 상태다.

이 사업은 양극성 ±50㎸급 HVDC 시스템에서 교류(AC)-직류(DC)/DC-AC 변환 시 전압조정 및 절연을 담당하는 변환용 변압기의 설계와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과제 최종 평가는 개별 컨소시엄이 제작한 시제품으로 이뤄지며, 과업에 성공한 컨소시엄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후보군에 포함된다.

'공장 증설'도 현안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7월 경남 창원공장에 전압형 HVDC 변압기 공장을 착공했다. HVDC의 핵심 설비인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시설 증축, 연구개발(R&D) 과제 수행 등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7월 준공이 목표다. 이 공장은 HVDC 변압기 전용공장으로 국내외 수요 대응에 활용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말 충북 청주에 스마트팩토리 기반 배전기기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울산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제2공장에는 총 3968억 원을 투입해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신·증설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말 1008억 원을 투자한 부산 사업장 2생산동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에 돌입했다. 증설된 2생산동은 1생산동 대비 연면적은 1.3배, 생산능력은 2.3배 수준이다. 이번 증설로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