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에도 없어서 못 판다…'영업익 200조' 바라보는 K-반도체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조 전망…SK하닉 17조
합산 200조 장밋빛 관측…'반도체 쏠림' 경계 목소리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삼성이 돌아왔다."(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1등을 넘어 초일류 기업으로."(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올해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흐름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K-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합계가 200조 원을 상회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삼성도 SK하닉도 '반도체 자신감'…4분기 '역대급' 기대감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2일 나란히 발표한 신년사에서 '반도체 경쟁력'을 앞세웠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는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았다"고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단순히 1등이 되는 것을 넘어 초일류 기업으로 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양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삼성전자 16조 4545억 원, SK하이닉스 15조 1095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전자는 5.7배, SK하이닉스는 1.9배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선 양사 모두 컨센서스를 넉넉히 웃돌아 삼성전자는 20조~21조 원, SK하이닉스는 16조~17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 기대가 실현된다면 두 회사 모두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3조 527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 줄며 고전했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단숨에 43조~44조 원대로 전년(32조 7000억 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창사 최대인 44조~45조 원대 영업이익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종전 신기록인 전년(23조 4673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K-반도체의 황금기는 시장 대호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이 맞물린 결과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확충되면서 HBM은 물론 서버용 D램, 기업용 SSD(eSSD) 등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했다. 급기야 범용 D램(DDR4)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사상 최초로 9달러를 돌파, 2018년 슈퍼사이클 최고가(8.19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과반(57%)을 장악한 '절대 강자'다. 삼성전자는 HBM을 재설계한 뒤 구글, AMD에 이어 3분기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공급에 성공하며 뚜렷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만 2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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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도 D램도 날개 단다…年 영업익 200조 전망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총 2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PC 등 소비재(B2C) 수요가 메모리 시장을 좌우하던 과거와 달리,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학습·추론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성격 자체가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메모리 시장 2026 전망'에서 이번 메모리 업사이클(활황)이 10분기 이상 지속돼 과거 평균 지속 기간(7~8분기)을 크게 넘어설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길고, 강한 업사이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는 2027년 4200억 달러(약 607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아마존 트레이니움 등 맞춤형 AI반도체(ASIC) 수요가 급증세다. 풍선효과로 범용 D램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해 1분기 PC용 D램 계약 가격의 전 분기 대비 인상 폭이 50~60%로 지난해 4분기(38%~48%)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107조 6120억 원으로 상향했고, IM 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 8430억 원으로 높였다. 노무라증권은 이보다 높은 9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합산 200조 이상이다.

다만 지나친 '반도체 쏠림'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7078억 달러(1024조 원)로 집계됐다. 반도체가 1734억 달러(24.4%)로 전체 수출을 견인했지만, 나머지 15대 수출 품목 중 석유화학·이차전지·디스플레이·철강 등 9개 품목은 뒷걸음질했다.

재계 관계자는 "특정 업종에 기댄 수출 금자탑은 구조적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