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200 수출 재개, 中 ASIC 중심 반도체 자립 촉진"
"엔비디아, H200 수출 재개로 中 점유율 0%→10~25% 회복"
"中, GPU보단 ASIC 중심 자립 집중할 듯…TSMC 제한은 한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엔비디아의 중국향(向) 인공지능(AI) 칩 'H200' 수출 재개로 중국 반도체 업계가 겪는 '연산 병목'이 해소돼 중국의 주문형 반도체(ASIC) 자립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단 ASIC 반도체 고도화에 집중할 전망인데,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0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엔비디아 H200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중국이 미국 기반 AI 가속기 설루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동기가 약화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자립) 노력을 더욱 촉진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포트는 엔비디아가 H200 수출 재개를 통해 중국 내 GPU 시장 점유율을 10~25% 확보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중국 화웨이의 AI칩 '어센드 910C'도 H200 대비 연산 성능은 76%, 메모리 대역폭은 3분의 2(66%)에 그친다. 중국 정부의 통제에도 H200에 대한 내부 수요가 강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엔비디아가 H200을 중국에 공급하더라도 '초격차'는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카운터포인트는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래그십 AI 가속기인 '블랙웰 B200'은 H200보다 처리량이 3배 많고, 내년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루빈'(Rubin)은 그보다 높은 사양을 갖춰 중국이 단기간에 추격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H200 공급은 중국 반도체 업계가 겪는 '연산 병목'을 해소해 결과적으론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은 이미 기술력과 점유율에서 격차가 벌어진 범용 GPU(학습)보다는 ASIC 중심 가속기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시나리오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전략처럼, 기술 추격이 보다 용이한 영역부터 미국 의존도를 낮춰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의 제조 생태계는 비용 중심의 빠른 반복에 최적화돼 있어 ASIC 중심 가속기 개발에서 중국 업체들(화웨이·캠브리콘)에 구조적 이점을 제공한다"며 "아키텍처 선점과 쿠다 락인(lock-in)으로 GPU 영역에서 엔비디아를 앞지르기 어렵다면, 중국은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전용 가속기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연산→프레임워크→ 모델→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자국 내에서 구축할 수 있다면, 단일 칩의 기술적 돌파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수준으로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생태계가 자립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워크로드가 국내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칩 성능 격차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 반도체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접근할 수 없는 현실은 여전히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와 같은 첨단 파운드리에 대한 접근 제한은 중국이 고성능 AI 가속기 칩을 대량 생산하는 데 있어 여전히 핵심 병목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