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스 CEO "로청만 만들지 않는다"…'로봇 전문 기업' 도약

[IFA 2025]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CEO 비전 공개
"로봇 가장 잘 아는 청소 회사…상업용 로봇까지"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5'가 열린 독일 메세 베를린 내 에코백스 부스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2025.9.4/뉴스1 최동현 기자

(베를린=뉴스1) 최동현 기자

"청소 산업에서 로보틱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로보틱스 산업에서 청소를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

데이비드 챈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가 에코백스의 정체성을 한 줄로 요약한 말이다. 챈 CEO는 "우리는 단순히 로봇청소기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상업용 로봇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 '로봇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챈 CEO는 4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5'가 열린 독일 메세 베를린 내 에코백스 부스에서 키노트 연설을 통해 "우리는 로봇청소기뿐만 아니라 창문 청소 로봇, 잔디 관리 로봇, 상업용 로봇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코백스는 1998년 가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사로 출발해 2001년 중국 최초로 진공청소기와 로봇을 결합한 제품을 내놓으며 이름을 알린 회사다. 중국 시장 내에선 누적 기준 로봇청소기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에코백스의 강점은 '로보틱스 역량'에 있다. 모터, 배터리, 감속기, 관절 등 로봇청소기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의 5.3%인 1700억 원을 연구개발(R&D)에 쏟으며 로봇 연구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챈 CEO는 이날 신제품 로봇청소기 '디봇 X11'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로봇 철학'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훌륭한 로봇을 만들려면 '두 가지 기둥'이 필요하다"며 "뛰어난 지능·성능·기능성, 그리고 '3S'(공간·상황 인식·서비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3S란 로봇이 공간인식과 공간지각을 통해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상황을 인식하며, 특정 환경에서 가장 알맞은 행동을 수행하는 능력이다. 로봇청소기의 '청소 능력'을 강조하는 타사와 달리, '로봇 성능'에 초점을 맞춘 설명이다.

챈 CEO는 "디봇 X11은 에코백스의 27년 경험과 혁신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청소기가 물걸레를 세척하는 3분 동안 배터리를 6% 충전하는 '파워부스트'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한 번에 최대 1000㎡(약 303평)를 청소할 수 있도록 런타임을 극대화했다.

스테이션에는 '퓨어사이클론 2.0 오토-엠티' 기술을 적용해 일회용 먼지봉투를 연간 최대 200만 개 줄였다. 또 음성 비서와 대규모언어(LLM) 모델을 통합해 개발한 자체 AI 에이전트 '이코'(YIKO)로 로봇청소기의 두뇌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소비자 요구에 맞춰 로봇 성능을 고도화하는 것이 에코백스만의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챈 CEO는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는 단순히 명령을 따르는 기계를 넘어서, 사용자를 이해하고 습관에 맞춰 적응한다"고 강조했다.

에코백스는 이번 IFA에서 첫 수영장 전용 로봇청소기 '울트라마린'과 창문 로봇청소기 '윈봇 W2S', 'W2S 옴니' 등 야외 로봇을 선보였다. 챈 CEO는 "우리는 단순히 로봇 청소기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로봇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