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연중 최고' 배터리 업계 '반색'…지속 여부 지켜봐야

탄산리튬, 1㎏당 84.38위안…2개월새 44.4%↑ '연중 최고'
中 CATL 리튬광산 1곳 생산중단…배터리社 '래깅효과' 기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하향 곡선을 그리던 리튬 가격이 중국발 감산 여파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리튬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소재나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 있어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6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한국자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8월 셋째 주 1㎏당 84.38위안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부터 꾸준히 하락했던 가격이 지난 6월 16일 58.42위안으로 연중 바닥을 찍은 이후 약 2개월 만에 44.4% 상승한 것이다.

리튬은 니켈, 코발트와 함께 배터리 원료 가격의 50%를 차지하는 양극재 3대 핵심 원료로 꼽힌다.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사용되고, 탄산리튬을 정제한 수산화리튬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쓰인다.

리튬 가격 반등은 배터리 업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소재사들은 광물을 미리 확보한 뒤 이를 가공해 양극재를 만드는데, 광물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높은 가격으로 양극재를 셀사에 판매하는 '래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셀사도 광물 가격이 오른 만큼 배터리를 비싼 값에 고객사에 납품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재고자산의 가치를 매길 때 광물 시세가 활용되기 때문에 관련 가격 상승은 재무제표를 좋게 만드는 효과도 낳는다.

중단 광산, 전세계 리튬 생산 3% 담당…CATL '리튬 없는' 나트륨 배터리 연내 출하

이번 상승은 중국 CATL이 중국 장시성에서 운영해 온 대형 리튬 광산 생산을 일시 중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CATL은 당국의 채굴 허가가 지난 9일부로 만료됨에 따라 장시성 이춘시에 있는 젠샤워 광산의 채굴 작업을 중단했다. 젠샤워 광산의 리튬 생산 규모는 연간 4만 6000여 톤으로 추산된다. 올해 전 세계 생산량 전망치의 3%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중국 리튬협회는 공급과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CATL의 광산 채굴 중단이 일단 3개월로 예정된 만큼 리튬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CATL은 지난 11일 생산 중단 사실을 알리며 가능한 한 빨리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면허 갱신 절차를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탄산리튬 개별 공급 계약 시 특정 시점이 아니라 1~3개월 평균 시세로 묶어서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루 이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래깅 효과를 누리는 구조가 아니다. 남은 하반기 시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ATL이 지난 4월 예고했던 대로 연내에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본격 출하할 경우 리튬 가격이 다시 하락 전환할 수도 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에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한다. 당초 예상보다 더딘 글로벌 전기차 전환 속도로 리튬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도 리튬 가격 발목을 잡고 있다. 연중 최고가인 84.38위안도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2022년 11월(581.50위안)과 비교하면 85% 하락한 수준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