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줄' 생긴 LG, '탄성' 나온 삼성…K-OLED 기술력에 '와와~'
[르포]현존 최강 해상도 '게이밍 모니터' 내건 LGD…"지금 살 수 있냐"
500원 크기 화면 속 초고화질 구현한 삼성D…양사 '기술 탐색전'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와, 해상도 끝내주는데."
'K-디스플레이 2025'가 막을 올린 7일 서울 코엑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현존 최고의 올레도스(OLEDos) 해상도로 꼽히는 1.3형 RGB 패널(2만 니트·4200PPI)을 들여다보던 한 관람객이 혀를 내둘렀다. 렌즈 속 화면의 크기는 불과 500원 동전 크기지만 해변을 걷는 여성과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영상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펼쳐졌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오는 9일까지 코엑스에서 'K-디스플레이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를 개최한다. K-디스플레이는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산업 박람회로, 올해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부터 소재·부품·장비사까지 총 143개 업체가 참여해 582개 부스를 차렸다. 행사 첫날 오전부터 행사장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백미는 국내 디스플레이 양강(兩强)인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경쟁'이었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니터(최대 720㎐)와 현존 최고의 해상도를 갖춘 4세대 OLED 패널(4000니트) 등 대형(TV)부터 중소형(모니터·스마트폰), 오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며 'OLED 강자'의 기술력을 뽐냈다.
LG디스플레이 부스는 문을 열자마자 긴 대기줄이 생기며 이목을 모았다. 현존 최고 해상도인 45인치 '5K2K OLED' 모니터로 슈팅 게임을 즐기려는 인파였다. 이 패널은 FHD보다 픽셀 수가 5배 많은 1100만 개(5120×2160)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자랑한다. DFR 기술을 적용,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고해상도(5K2K·165㎐) 모드와 고주사율(WFHD·330㎐)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모니터로 게임을 직접 체험한 관람객은 "단순히 '부드럽다'는 수준을 넘어 내가 직접 반응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기존에 쓰던 모니터는 답답하다고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람객은 LG디스플레이 직원에게 "이 모니터를 살 수 있냐, 가격이 얼마냐"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스 중앙은 LG디스플레이가 신성장동력으로 힘을 주는 '전장용 디스플레이'로 채웠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본 딴 콘셉트카에는 현존 최대 크기의 차량용 곡면 디스플레이인 '57인치 필러투필러(P2Pr) LCD'(액상표시장치)가 대시보드를 대신했다. 차량 실내 인테리어도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채웠기 때문에 차 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팔을 뻗어 인터넷 검색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보다 8~10배 선명한 화질을 갖춘 혼합현실(XR) 기기용 올레도스(OLEDoS)부터 차세대 스마트워치용 6000니트 밝기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화면이 자유자재로 구부러지고 늘려지는 '스트레쳐블' 등 차세대 기술을 앞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입구에 들어서자 올레도스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XR 체험존이 눈에 들어왔다. 벽면에는 디스플레이가 등고선의 높이에 맞춰 솟아오르며 실제 산의 지형도를 구현하는 '스트레쳐블'이 전시됐다. 부스 벽면에는 폴더블 OLED 신규 브랜드 'MONTFLEX™'(몽플렉스) 존이 마련됐다. 폴더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쥐고 있는 영역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스마트워치용 6000니트 밝기의 마이크로 LED도 최초 공개했다. 앞서 올해 1월 CES 2025에서 4000니트 제품을 공개한 바 있는데, 반년 만에 2000니트 밝기를 더 올렸다. 이 제품 해상도는 326PPI로, 30㎛ 크기 RGB 색상 LED 칩 70만 개가 빼곡히 전사됐다.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고,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휘도와 색이 변하지 않는다.
부스 한켠에는 바심 마그디, 마크 데니스 등 유명 현대 미술가들의 직품을 OLED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OLED 갤러리'가 마련됐다. 특히 셀프 카메라를 찍으면 인공지능(AI)이 마크 데니스의 화풍으로 4000니트 퀀텀닷(QD)-OLED 화질의 이미지를 만들주는 코너는 유독 인파가 몰렸다. 한 여성 관람객은 대형 화면에 자신의 AI 이미지가 생성되자 "와"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양사의 치열한 '탐색전'도 눈에 띄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40여분간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는 부스 투어에 나섰다. 두 사장은 서로의 디스플레이 제품을 유심히 살피거나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정철동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올레도스 제품 설명을 듣던 중 몸을 숙이거나 직접 기기를 체험해 보며 경쟁사의 패널 해상도를 체크하기도 했다.
이청 사장은 이날 부스 투어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모든 업종 중에서 가장 빠른 기술 변화를 해 나가는 곳이 디스플레이 업계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디스플레이는) 브라운관(CRT)에서 액정표시장치(LCD), LCD에서 OLED로 계속 변화했다. 이제는 올레도스 이런 부분들도 앞으로 중요한 사업의 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철동 사장은 "오늘 전시에서 K-디스플레이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OLED의 미래도 OLED다. 한국 디스플레이가 OLED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미래 가치를 창출해 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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