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단계서 수율 보장 못하면 퇴출"…LG이노텍 'AX' 사활 건 이유
[NFIF2025] 유정선 LG이노텍 AX실장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도약"
"부품 수명 줄고 니즈도 다변화…개발 기간 줄이고 수율 높이는 AX 필수"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LG이노텍(011070)은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전력 손실이 낮은 '고효율 페라이트'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페라이트는 당시 일본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분야였는데, LG이노텍이 단번에 세계 최고 수준의 페라이트를 내놓은 데다, 개발 기간도 1년4개월로 절반 이상 단축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이 시장을 놀라게 만든 비결은 'AX'(인공지능 전환)에 있었다.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일본과의 격차를 좁힐 수 없다고 판단, 업계 최초로 AI 시뮬레이션 기법을 소재 개발에 적용한 것이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LG이노텍의 고효율 페라이트는 고객사의 TV 초슬림화 구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정선 LG이노텍 AX 실장은 8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로카우스 호텔에서 'AI 대전환(AX) 시대: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뉴스1 미래산업포럼(NFIF) 2025'에서 이같은 LG이노텍의 AX 혁신 사례와 비전을 소개했다.
유 실장이 꼽은 전자부품 업계의 추세는 '커스터마이징'(고객 맞춤)과 '부품 수명 단축화'다. 고객사마다 요구하는 부품 스펙과 기능이 천차만별이고, 부품의 수명도 짧게는 1년 단위로 단축돼 부품사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유 실장은 "최초의 스마트폰용 카메라인 '싱글 카메라'는 10년간 공급할 만큼 수명이 길었지만, 차세대 제품인 '듀얼 카메라'는 2년, '트리플 카메라', '줌 카메라'는 1년 만에 수명이 끝나고 (차세대 제품으로) 바뀌었다"며 "부품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굉장히 큰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급변한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신제품을 개발하고 수율도 정상급으로 유지해야 한다. 유 실장은 "과거에는 (신제품) 양산 후 3개월 이내에 특정 수율에 도달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양산이 아닌 '개발 기간' 안에 최고의 수율을 보장하지 않으면 이익과 물량을 얻을 수 없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LG이노텍이 택한 해법은 'AX'다. AI 가상 예측 기술개발 플랫폼을 개발해 신제품 샘플 대응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고객사의 공정 품질 불량 개선 방법까지 제시하는 단계까지 고도화했다. 기존에는 전문인력 7~8명이 석 달간 매달려야 했던 특허 빅 데이터 분석을 AI로 한 달 만에 처리한 사례는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유 실장은 LG이노텍이 올해 55주년을 맞아 리뉴얼한 사내 비전인 'ENABLE THE NEXT'를 언급하면서 "과거 50년이 소재·부품에서 글로벌 1등이 되자는 선언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혁신 선도 기업들이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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