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삼성, HBM 따라잡으려 SK 기술 도입"…삼성 "사실 아냐"

로이터 "삼성, MR-MUF 장비 구매…日 소재사와도 논의" 소식통 인용 보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 용량의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3E' 12H를 개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양산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SK하이닉스(000660)의 HBM 공정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MR-MUF'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관련 제조 장비를 구매했다고 13일 보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차세대 메모리로 급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가장 큰 HBM 공급사다. 미국 마이크론 또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 제조 기술인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한 번에 굳히는 공정으로 칩 하나를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까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에 NCF(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로이터는 업계 분석가를 인용해 4세대 HBM3 제품의 수율(양품 비율)의 경우 삼성전자가 약 10~20%이고, SK하이닉스는 60~70%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삼성전자는 HBM 수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했다"며 "MUF 기술 채택은 삼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SK하이닉스가 처음 사용한 기술을 따라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일본 나가세 등 기업과 MUF 소재 공급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MUF 공정 도입 계획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5세대 HBM3E 12단 제품에도 NCF 공정을 적용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