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부서 동기는 연봉 50%, 나는 0원"…삼성전자 성과급 극과극(종합)

'적자 13조 이상' DS부문 연말 성과급 0%…갤럭시 호조 모바일부문 50%
삼성디스플레이 48%·삼성전기 1%…삼성SDI 최대 32% 책정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들이 받을 연말 성과급이 속속 확정되면서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성과급을 전혀 못 받는 반면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의 호조로 MX(모바일경험) 부문은 연봉의 최대 50%를 받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계열사들은 이날 '2023년도 OPI 확정 지급률'을 공지했다. DS 부문은 이변 없이 0%로 나왔다. 오는 31일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결산을 끝낸 결과, 1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OPI 지급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사업부별 OPI는 △MX 50% △VD(영상디스플레이) 43% △네트워크사업부·DA(생활가전사업부)·의료기기사업부 12%로 책정됐다. OPI는 오는 31일 지급된다.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은 '목표달성 장려금(TAI·옛 PI)'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한다. 최대치로 받게 될 경우 OPI가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해 '진짜 성과급'으로도 불린다.

앞서 삼성전자 DS는 지난해(2021년분)와 올 초(2022년분) 연속으로 최대치인 50%의 OPI를 받았다.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한파가 시작됐지만 작년 상반기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전자(005930)는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2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7조원으로 4.91% 감소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적자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DS 부문에서만 1~3분기 누적 12조6900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적자폭을 점차 줄여가고 있지만 4분기에도 약 2조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재고 감소, D램 흑자 전환 등 실적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내년(2024년분) 역시 성과급 지급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예상 지급률 공지 당시 삼성전자 DS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11조5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2025년 1월 초 지급되는 OPI 비율을 0~3%로 알렸다.

한편 DS 부문은 해마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고려해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TAI도 역대 최저 수준(작년 하반기 0~12.5%)으로 나왔다. 사업부별로 보면 메모리반도체는 기본급의 12.5%로 책정됐고 △파운드리 사업부·시스템LSI 0% △반도체연구소 25% △SAIT(옛 종합기술원) 25% 등으로 결정됐다.

이밖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등도 확정 OPI 지급률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전 사업부의 OPI는 연봉의 48%로 확정됐다. 삼성SDI는 △배터리 32% △전자재료 18% △본사(지원 조직) 28% 등으로 책정됐다. 반면 삼성전기는 작년 지급률(18%)보다 대폭 줄어든 1%의 OPI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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