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오르고 HBM 수요 폭증 '반도체 봄날'…"내년 삼성·SK 23조 수익"

내년 영업익 전망치…삼성전자 반도체 15조·SK하이닉스 8.5조
"수요 증가할 때 보이는 가격 급등"…공급자 우위로 가격 협상력 회복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2023.9.1/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반도체 시장에 봄기운이 일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모양새다. 적자 늪에 빠져있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합산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005930)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5조원, SK하이닉스(000660)는 8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12조원, 8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적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메모리 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55달러로, 전월보다 3.33%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1월 고정거래가격도 평균 4.09달러로, 전월보다 5.41% 올랐다. 고정거래가격은 반도체 회사들이 대형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할 때 거래되는 가격이다.

지난달에도 D램 가격은 15.38% 오르며 2021년 7월(7.89% 상승) 이후 2년3개월 만에 반등한 바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의 대규모 감산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감산 이후 메모리 기업들이 이른바 '공급자 우위'로서 가격 협상력도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D램은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서고 낸드도 유통 재고가 급격히 줄면서 내년엔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실제 수요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가격 급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인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도 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내년 HBM3 생산 물량이 모두 '솔드 아웃'(매진) 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현재의 2.5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WSTS는 내년 메모리 시장 규모를 1297억6800만달러(약 169조원)로 전년 대비 44.8%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HBM3 D램. (SK하이닉스 제공)

m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