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아…삼성·LG 모두 손 내민 'CPU 설계 전설'

짐 켈러, 삼성 파운드리 포럼 기조연설 참여
LG전자 프리미엄TV에도 활용…시스템반도체 등 칩 개발 역량 강화

2023.4.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천재 반도체 칩 설계자'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이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 기조연설자로 참여한다.

켈러 CEO는 리스크파이브(RISC-V)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컴퓨팅 기술에 대한 소개를 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대만 TSMC의 'TSMC OIP 에코시스템 포럼'에서도 칩 설계의 미래에 대한 기조연설을 발표한 바 있다.

켈러 CEO는 AMD가 개발한 64비트 명렁어인 'AMD64'를 설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AMD에서 애슬론64, 라이젠 등을 개발해 인텔을 맹추격하는 데 기여했고 애플로 옮겨 A4, A5를 만들어 '애플 실리콘'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테슬라로 옮겨 엔비디아에서 만든 테슬라칩보다 10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선보였다. 지난 2020년 인텔에서 퇴사한 켈러는 텐스토렌트에 합류해 AI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AI 모델을 훈련·실행하는 컴퓨터를 설계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업체다. 기존 반도체 업체에서 사용하는 인텔 x86이나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아닌 오픈 소스 ‘RISC-V’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를 개발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사장)은 AI 시대에 맞춰 인력 육성을 위해 켈러 CEO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삼성전자 내 직원들을 미국에 보내 짐 켈러와 같은 훌륭한 거장에게 교육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 켈러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간의 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도 켈러 CEO가 이끄는 텐스토렌트와 반도체 개발 협력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와 주요 스마트 가전제품,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텐스토렌트의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차량용 반도체 모듈, 업(UP) 가전용 프로세서 등 다양한 차세대 칩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협업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으로 반도체 설계·개발을 맡고 있는 SIC센터의 개발 역량이 더욱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 제품에 LG전자가 10년 이상 축적해온 비디오코덱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는 향후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면서 협업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켈러 CEO는 "이번 협력을 통해 LG전자는 미래 칩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자사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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