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DB하이텍, 팹리스 물적분할 주총 통과…"새로운 길 개척"
반도체 설계 담당 'DB팹리스' 떼어내 '순수 파운드리' 도약 발판
소액주주 반발에…최창식 부회장 "고객 이해상충 해소로 사업 확대"
- 김민성 기자
(부천=뉴스1) 김민성 기자 = 시스템반도체 전문 기업 DB하이텍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부문을 분사하는 물적분할을 29일 확정했다. 이로써 DB하이텍은 고수익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병행했을 때 발생하는 이해상충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해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DB하이텍(000990)은 이날 오전 경기 부천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물적분할 내용을 포함한 정관들에 대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이다. 통과를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로 존속회사로 남고 팹리스 부문은 'DB팹리스'(가칭)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할 계획이다. 물적분할 특성상 DB하이텍이 DB팹리스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형태다. 분할 기준일은 5월2일이다.
이미 지난해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물적분할이 무산된 경험이 있는 DB하이텍은 신설 법인을 향후 5년간 상장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며 일반주주 권익을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이날 주총 현장에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회사 측이 내건 '5년간 비상장' 조건도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비상장 기간을 5년이라고 제시한 것은 결국 대주주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물적분할 안건도 적정한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고 기습 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은 "파운드리는 고객 상충 이슈를 해소해 거래선과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고 브랜드(팹리스)는 전문 경영인 영입과 독자 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물적분할 배경으로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을 맞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최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미·중 갈등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공급망 불안과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가동률 하락과 가격 인하 압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실적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파운드리와 팹리스 각각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라는 주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주 현금배당은 주당 1300원, 우선주 현금배당은 주당 1350원으로 통과됐다. 아울러 조기석·양승주 사내이사, 김준동·정지연 사외이사와 김준동·정지연 감사위원(사외이사), 배홍기 사외이사(감사위원) 등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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