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붕괴에 원재료비 25% 올랐다"…고민 빠진 삼성·LG
三電, 스마트폰·반도체 원재료비 급등…LG전자도 원재료비 18% 증가
물류난도 가중…판가 반영 못하고 3분기 전망도 어두워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올 상반기 원자재 공급 불안정과 물류난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조원가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 비용은 총 58조521억원으로, 전년 동기(46조6039억원)보다 25% 증가했다.
공급망 위기로 스마트폰 원재료 비용이 크게 상승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필수 부품인 모바일AP 매입에 들인 비용은 4조494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679억원)보다 82% 늘었다. 카메라모듈 매입 비용도 3조304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487억원)보다 20%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원가도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원재료 매입에 9조2507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6조8389억원)보다 35% 늘어난 수치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반도체 필수 소재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원재료 중 케미칼(Chemical) 관련 매입 비용은 1조3048억원으로 전년보다 67%나 늘었다.
LG전자도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20조6590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17조5411억원)보다 비용을 18% 더 지불했다. 생활가전(H&A) 사업에서만 7조4692억원을 지출해 전년(6조4549억원)보다 1조원 늘었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난으로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가전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강·레진·구리 가격은 올 상반기에 각각 22%·20%·40% 올랐다. TV 및 AV 부품용 반도체 가격도 전년 대비 43% 상승했으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도 21% 올랐다.
여기에 물류난이 가중되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운반비로 1조8417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1조3193억원)보다 40% 증가했다. LG전자도 2조1203억원을 운반비로 지출해 전년(1조4460억원)보다 47% 늘었다.
원가는 급등했지만 제품 판가에는 반영하지 못했다. 경기 침체로 제품 수요가 예상을 밑돌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스마트폰·태블릿 가격이 9% 오르는 데 그쳤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오히려 0.3% 하락했다. 수요가 부진한 TV 가격도 4% 하락했다. LG전자도 주요 가전 가격이 전년보다 3~5%씩 낮아졌다.
여기에 수요 둔화 여파로 제품 재고도 쌓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완제품 재고자산은 17조5741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491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LG전자 완제품 재고자산도 5조4101억원으로 전년(4조6534억원)보다 16% 늘었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언제 끝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3억8000만대에서 13억3300만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TV 출하량 전망치도 기존 2억1700만대에서 2억1200만대로 낮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5월 말 기준 17조3212억원이었지만 이날은 13조5472억원으로 약 3개월 동안 4조원 가까이 대폭 하향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부터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업황은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40조원 중반의 생산능력 증설 플랜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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