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디지렌즈에 추가 투자…삼성전기도 '메타버스' 수혜 입나

AR 스마트글래스 전문 기업…삼성전기가 핵심 모듈 제작 가능성

디지렌즈 AR 스마트 글래스.(디지렌즈 영상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AR(증강현실) 기업인 디지렌즈(DigiLens)에 추가 투자하며 메타버스(Metaverse) 시대 대비에 나섰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섞어 놓은 공간을 의미한다. AR, VR(가상현실), MR(혼합현실), XR(확장현실) 등이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2019년에 이어 추가 투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전기, 일본 미쓰비시 케미컬 홀딩스의 전략 투자 부문, 미국 UDC벤처스, 돌비 등과 함께 디지렌즈에 투자를 진행했다. 디지렌즈에 투자된 금액은 총 5000만달러(약 590억원)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에도 투자전문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디지렌즈에 UDC벤처스 등과 함께 공동으로 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더하면 1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한 셈이다.

디지렌즈는 영국에서 VR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 경력을 보유한 조나단 왈던(Jonathan Waldern) 박사가 설립했다. 영국 러프버러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를 마친 왈던 박사는 1990년 '버추얼리티'라는 VR 전문 기업을 창업한 뒤 30여년간 VR과 AR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한 전문가로 손꼽힌다. 당초 2003년 'SBG 랩'이란 이름으로 설립돼 2015년 디지렌즈로 사명이 바뀌었다.

크리스 피켓 디지렌즈 CEO는 "이번 투자는 AR과 XR을 구현하는 스마트 글래스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웨이브가이드(도파관) 기술은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기술이어서 이런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삼성전자와 협력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학상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에서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하고 있다"며 "디지렌즈에 투자하고 협력해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AR 기기를 준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번 투자와 함께 디지렌즈 이사회에도 합류하게 됐다.

AR기반 지휘통제훈련에 참가한 병사들이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3차원 지형도를 보며 작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19.4.15/뉴스1

◇삼성전기, 웨이브가이드 모듈 제작 가능성

삼성전기도 이번 삼성전자와의 디지렌즈 공동 투자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AR 스마트 글래스의 핵심 기술인 웨이브가이드 모듈을 양산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웨이브가이드 기술은 빛이 통과하는 길을 통해 영상을 구현해 입체적인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R 스마트 글래스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메타버스 시대를 앞당기고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기기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해 삼성전기의 중장기 수혜를 기대한다"며 "현재 AR 스마트 글래스에 마이크로LED와 마이크로OLED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가장 각광받는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홀로렌즈2가 채용하고 있는 웨이브가이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웨이브가이드는 가격이 비싸고 빛이 반사되는 경우 사용자의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디지렌즈의 디스플레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실내외 가시성이 높은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이에 디지렌즈는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AR 디스플레이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올해 307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인 세계 확장현실(XR) 시장이 2024년에는 2969억달러(약 3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VR 기기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올해 약 46% 성장해 VR 기기 출하량도 2024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