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최대실적' 내고도…'시스템오류' 빈축산 LGD

28일 오전 9시 예정된 기업설명회…30분간 접속 장애
지난 1분기에도 시스템 오류…LGD "접속자 몰린 탓"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올 2분기 7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4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지만 정작 투자자 및 언론 등 시장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으로 진행 예정이었던 실적발표 설명회 시스템에서 30분 가량 접속 오류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열렸던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 이어 2분기에도 똑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됐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상승과 올레드(OLED) 판매 확대 등으로 올 상반기 내내 호실적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대기업답지 않은 미숙한 시스템 운영으로 빈축을 샀다는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웹캐스팅'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은 언론, 투자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전화회의' 형태로 분기별 실적에 대한 종합적인 설명과 곁들여 향후 경영환경 전망 등을 가이던스(추정치) 형태로 제시하는 이벤트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으로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정보를 제공하는 IR(Investor Relations) 행사 중에서도 컨퍼런스콜이 핵심으로 손꼽힌다.

경기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뉴스1

실제 기관 및 소액투자자를 비롯해 언론사 출입기자 등도 주요 기업들의 IR 컨퍼런스콜을 빠짐없이 챙겨들으면서 핵심 정보들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LG디스플레이가 사전에 예고한 오전 9시가 되어서도 컨퍼런스콜 웹캐스팅 시스템으로의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소액주주 오픈채팅방에서도 일부 주주들로부터 "인증코드를 받아야 하는데 몇분째 발송이 되지 않고 있다"거나 "접속 자체가 안 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측은 "갑자기 접속자가 몰리며 시스템에 원활한 접속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초 예정 시간보다 30여분이 지나 오전 9시30분이 넘어서야 접속 장애가 점차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가 IR 행사에서 시스템 장애를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4월 28일 진행됐던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웹캐스팅 방식의 시스템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원래대로면 출입기자들도 실시간으로 컨퍼런스콜을 들어야 했지만 대다수 언론들이 시스템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측은 컨퍼런스콜을 챙겨듣지 못한 언론사들의 기사 작성을 돕기 위해 뒤늦게 속기록을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LG디스플레이의 기업설명회 시간 변경 공시(자료=금융감독원) ⓒ 뉴스1

또 LG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이 열리기 5일 전인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기업설명회 시간을 당초 오후 4시에서 오전 9시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2019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2019년 7월 이후 2년만에 컨퍼런스콜 예정 시간을 주식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로 앞당긴다고 발표했을 때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을 크게 웃도는 7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영업이익 1조2000억원 이상의 호실적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시장의 기대보다 준수한 성적표를 발표하고서도 준비 부족과 미숙한 시스템 운영으로 투자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갖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대부분 온라인 방식의 기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접속 장애로 언론과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단 소식은 쉽게 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직원이 온라인 전시관을 홍보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제공) ⓒ 뉴스1

sho2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