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반토막'…그래도 日본사에 배당금 늘린 소재업체

'EUV PR' JSR코리아, 작년 당기순이익 46% 감소 85억원
이익 줄어도 日본사 배당은 되레 26% 늘어…총 310억원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의 모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2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포토레지스트(PR) 생산업체가 지난해 순이익이 거의 반토막으로 줄어들고도 본사에 매년 지급하는 배당은 되레 전년 대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규제 조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쪼그라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본사에 보낸 배당금 규모는 연간 당기순이익의 3배 이상인 3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생산하는 일본 JSR의 한국지사인 'JSR마이크로코리아'가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상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 매출은 1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에서 85억원으로 거의 반토막(45.6%)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이익이 감소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다가 지난해 불거진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주요 공급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JSR마이크로코리아는 JSR이 2003년 1월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한 지분 100%(40만주) 보유 자회사로 충북 청주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 본사에서 수입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재료를 재가공하거나 직접 화학제품을 제조·가공하는 방식으로 수출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곳이다.

JSR은 2000년대 초반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래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들과 거래를 확대하며 덩치를 키웠다.

특히 이들도 여느 외국계 기업들처럼 본사에 꼬박꼬박 배당을 실시했는데, 지난해의 경우엔 순이익이 반토막난 상황에서도 배당금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JSR마이크로코리아에 따르면 이들이 최근 일본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310억원이다. 중간 배당 154억원을 비롯해 연차배당 85억원 등이 포함된 수치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 배당금 규모가 246억원이었으나 26% 증가한 것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배당금이 순이익 범위 내에서 집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JSR마이크로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이 45.6% 감소한 상황에서도 일본 본사에 내야 할 배당금을 증액한 것이다.

JSR마이크로코리아가 최근 5년간 일본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 규모는 △2016년 123억원 △2017년 622억원 △2018년 132억원 △2019년 246억원 △2020년 310억원 등 모두 합쳐 약 1433억원에 이른다. 사실상 한국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을 한푼도 빼놓지 않고 모조리 일본에 보내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고용이나 시설확충 등에 재투자하지 않고 본사로 고스란히 배당하는 문제는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SR은 감광액으로도 불리는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포토레지스트를 바른 뒤에 빛을 쬐면 패턴이 드러난다.

전 세계적으로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JSR 외에도 도쿄오카공업(TOK), 신에츠 등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기술 수준에 따라 포토레지스트는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세계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EUV 포토레지스트 전체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85.2%에 달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핵심 관계사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자재료를 공급해온 삼성SDI가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퍼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공급처를 다변화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가 발표된 이후인 2019년 7월 12일에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모습/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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