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급사 명단 살펴보니…국내기업 40%로 최다

'2021년 공급사 명단' 공개…전체 101곳 중 국내 40곳
소재·장비분야 日 22곳…중국 BOE, 네덜란드 ASML 포함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국내 시가총액 1위이자 글로벌 반도체·스마트폰·전자업계 선도 기업인 삼성전자의 공급사 중에서 국내 기업이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분야 화학 소재나 정밀 기계장비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많은 일본은 20%대로 두번째로 많았다.

특히 본사 소재지 기준으로 삼성전자 공급사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은 BOE, BYD 등을 포함해 5곳에 불과하지만 국내외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직접 삼성전자에 부품 및 소재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2021년 협력사 명단'(2021 Samsung Supplier List)에 포함된 101개 기업을 본사 소재지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한국 기업이 40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의 관계사 중에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LCD(액정표시장치), OLED(올레드) 등 디스플레이 패널부터 인쇄회로기판(PCB),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배터리 등의 주요 부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한다.

아울러 반도체 분야에서 소재 업체인 동진쎄미켐과 솔브레인, 장비 제조사 중에선 원익IPS와 테스도 공급사 명단에 포함됐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전체 리스트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국내 기업 중에서 한솔테크닉스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한솔테크닉스는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한솔그룹 소속의 전자부품 업체다.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장녀인 고 이인희 고문이 1991년 분리해 한솔제지로 독립한 뒤에 현재는 이 고문의 아들인 조동길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해외 기업들 중에서는 일본이 22곳으로 삼성전자 공급사 비중이 가장 컸다. 올해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 중에서는 캐논,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 기업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화학소재 업체인 니토덴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섬코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미국 기업은 17곳이 선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기업들 중에선 반도체 식각장비 선도 기업인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이 포함됐고 세계적 화학 기업인 다우케미칼도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와는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인텔, 마이크론도 공급사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서 대만에는 반도체 팹리스 업체인 미디어텍과 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제조사인 이노룩스, AUO 등 6곳이 선정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1

이밖에 세계 유일의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생산업체인 ASML과 차량용 반도체 선도 기업인 NXP 등 네덜란드 기업은 3곳이나 있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본사 소재지 기준으로 삼성전자 공급사 명단에 오른 기업이 세계 1위 LCD 패널 생산업체인 BOE나 중국의 배터리 업체 BYD 등 5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업장이 있는 공급 지역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24곳으로 한국(59곳), 미국(27곳)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이는 국내외 기업들이 중국에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직접적으로 삼성전자에 부품이나 소재 등을 공급하는 경우를 포함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가총액 부동의 1위로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업체다. 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230조원으로 아시아 기준으로 일본 토요타에 이어 두번째로 크며 세계적으로도 '톱 10'에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공식 홈페이지인 '삼성닷컴'을 통해서 주요 협력회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전한 기업 생태계와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급사 명단은 거래 비중이 80% 이상이며 대외 공개에 동의한 기업에 한해서만 작성되기 때문에 실제 삼성전자에 각종 소재·부품·장비 등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발표가 있은 직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7월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뉴스1 ⓒ News1 허경 기자

sho2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