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유리기판 공급차질…'패널값' 내년까지 상승 전망
업계 3위 日NEG, 지난 10일 공장 정전…공급망 문제
패널가격 상승 모멘텀될 듯…LGD, 최근 주가 상승세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원재료 '유리기판'을 공급하는 일본 기업이 최근 정전 피해를 겪은 가운데 반년 가량 이어지고 있는 패널 가격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업체는 LG디스플레이와 국내에서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내년 LCD 패널 공급 차질에 대한 반시이익 효과로 LG디스플레이 주가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 다카쓰키에 위치한 NEG(Nippon Electric Glass) 유리기판 공장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구체적인 정전 시간과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선 5시간 이상 정전과 이에 따른 용광로 가동 중단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NEG는 코닝, 아사히글라스에 이어 글로벌 LCD용 유리기판 제조 시장 점유율 20%대의 3위 기업이다. TV나 모니터, 의료장비 등에 탑재되는 LCD 패널의 원재료인 유리기판을 세대별로 분류해 생산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패널 시장에서 LCD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보고서를 통해 "NEG의 생산능력은 회복될 것이지만 이번 정전 사고로 인해 내년 1분기 대형 유리기판 공급이 2.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도 "용광로 가동 중단을 회복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3~4개월이 소요된다"면서 "NEG의 다카쓰기 공장의 유리기판은 전체 업계 용량의 거의 6%에 달해 상당한 공급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LCD 패널 가격 상승의 모멘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6개월 동안 공급 부족에 따른 대형 패널 가격 상승세가 정전 사고로 인해 2021년 1분기에도 이전 예측과 달리 가격 상승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DSCC에 따르면 NEG로부터 유리기판을 공급받는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로는 중국의 BOE와 CEC판다, 한국의 LG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DSCC는 보고서를 통해 "4분기 NEG 유리기판 수요 공장 6곳 중에서 4곳이 LG디스플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2005년부터 NEG와 합작회사로 '파주전기초자'를 설립하고 파주에 생산공장을 둔 채 일부 유리기판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전기초자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지분율은 40%다.
지난 15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한때 52주 최고가인 1만8100원까지 상승한 것도 유리기판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NEG가 아닌 코닝, 아사히글라스 등 다른 업체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는 다른 패널 제조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NEG 유리기판 사용 비중이 80% 수준으로 높다"면서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공급처를 다변화해 LCD 공급 감소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 수혜와 시장 점유율 획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C도 보고서를 통해 "NEG는 중국, 일본, 파주 등 다른 곳에서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NEG 고객 대부분 또는 전부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CD 유리기판 공급 중단이 벌어진 10년 전인 2009년에도 LCD 공급 제약에 따른 패널 가격이 상승했지만 유리기판 공급 부족 영향을 받지 않은 패널 제조사들의 수익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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