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67조원…삼성전자 4위

IC인사이츠 "TSMC 35조원 1위…상위 8곳 점유율 88%"
삼성전자, 종합반도체 기업 중 가장 높은 4위 유지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600억 달러를 넘었다. 대만의 TSMC가 확고한 1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년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26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623억1000만달러(약 67조2700억원)로 집계됐다. 2016년 577억달러(약 62조3100억원)에서 8% 가량 성장한 수치다.

파운드리(Foundry)는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팹리스 기업으로는 퀄컴,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이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수행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파운드리 시장 1위는 대만의 TSMC가 차지했다. TSMC는 지난해 매출액 321억6300만달러(약 34조74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도 295억달러와 견줘 9%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5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가 차지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60억6000만달러(약 6조5460억원)로 2016년보다 10% 증가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업계 2위지만 TSMC 매출액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만의 또 다른 파운드리 업체인 UMC는 49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액은 46억달러(약 4조9700억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2016년에는 퀄컴, 애플 등 글로벌 대형고객사를 확보한 덕분에 전년 대비 65%나 급증한 매출액 44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최근 TSMC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성장세가 더뎌졌다는 평가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IDM 업체로 유일하게 파운드리 시장 상위 8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 후지쯔 등은 매출액이 10억달러에도 못 미쳐 상위 8개사 명단에도 못 들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IDM 업체 중 두 번째인 후지쯔보다 5배 이상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을 제치고 사상 첫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 덕분이다. 비메모리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파운드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TSMC와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해 5월에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산하의 시스템LSI사업부를 쪼개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하고 정은승 신임 사업부장(사장)을 인선했다. 삼성전자는 TSMC의 뒤를 잇는 시장점유율 2위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기도 화성캠퍼스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활용한 신규 라인 건설에도 착수했다. 2020년 가동 예정인 이 공장에만 6조5000억원이 투자됐다.

7나노 공정(7LPP) 기반 5세대(5G) 이동통신칩 개발을 위해 퀄컴과도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14나노, 10나노에 이어 7나노까지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서는 △SMIC 31억달러 △파워칩 15억달러 △화둥그룹 13억9500만달러 △타워재즈 13억8800만달러 등으로 뒤를 이었다.

1위인 TSMC부터 6위인 파워칩까지 기업 순위는 변동이 없었지만 2016년 8위였던 중국의 화둥그룹이 가장 높은 18%의 성장률로 타워재즈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이들 8개 기업 중에서 글로벌파운드리(미국), 타워재즈(이스라엘)를 제외한 6곳의 본사가 아시아·태평양에 속해있다. 또 상위 8개사 매출액 합계는 551억달러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며 점유율 합계는 88%에 달했다.

sho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