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직급 혁신…'선임·책임' 2단계로 파격

여의도 LG트윈타워. (LG전자 제공) 2017.3.31/뉴스1
여의도 LG트윈타워. (LG전자 제공) 2017.3.31/뉴스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LG가 직급을 줄이는 인사 혁신에 나섰다.

5일 LG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일부터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개 직급을 선임-책임의 2단계로 간소화하는 새로운 직급 체계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도 직원 의견수렴을 거쳐 5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새 직급 제도에 따라 입사 2년 후에는 선임으로 승진하고, 평균 6년이 지나면 책임으로 진급한다. 다만 입사 후 2년간은 지금처럼 사원 호칭을 사용한다. 현재 대리는 선임으로 전환되며 과장, 차장, 부장은 모두 책임으로 통합된다.

LG전자와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도 직급 개편 가능성이 열려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직급 제도 개편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LG디스플레이나 LG유플러스의 혁신이 다른 계열사에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은 샐러리맨의 상징이던 과장, 부장 등 전통적 직급을 개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9일 전국 5인 이상 기업 22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인사·임금제도 변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0.1%가 최근 3년간 직급체계 관련 변화가 있었거나 개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급체계 개편 시 기업들은(복수응답) '직급 구분 기준 재설정(37.4%)' 방안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 이어 직급체류연한 연장(31.9%), 직급단계 축소(25.3%), 직급과 호칭분리(17.6%) 등을 선호했다. 직급체계 개편 시 300인 이상 기업은 직급 체류연한 연장(37.5%) 직급단계 축소(35.0%) 직급 구분기준 재설정(22.5%)을 다수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사업장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우선 시행된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일부터 사원1(고졸)·사원2(전문대졸)·사원3(대졸)→대리→과장→차장→부장 7단계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샐러리맨 직급을 없애고 커리어레벨(CL) 1∼4 체제를 도입했다. 직급 폐지에 따라 직원들 사이의 호칭도 '○○님'으로 부르기로 했다. CJ그룹 역시 2000년부터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서로 '○○○님'이라고 부른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제일기획이 2010년부터 평사원에서 사장까지 모두 이름 뒤에 '프로'란 호칭을 쓴다. 카카오는 '스미스' '잭' 같은 영어식 이름으로 부른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