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투자자산 매각 일단락…원익·와콤은 유지(상보)

"지분 매각해도 협력관계 변함 없다" 강조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전자 해외 투자자산 매각 작업이 일단락됐다. 삼성전자는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 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 투자 자산을 모두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또 프린터 사업부와 관련 기업도 조만간 HP에 매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남은 협력관계 기업은 원익과 와콤 정도가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업 지분은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핵심사업 집중…주요투자자산 매각

삼성전자는 최근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 해외 기업에 투자한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보유 지분을 매각한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은 모두 삼성전자의 사업과 전략적 협력관계가 있던 업체들이다. 이에 지분 매각으로 인한 협력관계 변화 가능성이 흘러나오자 삼성전자 측은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며 해당 회사와의 협력 관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가 보유지분 3%의 절반인 1.5%(630만주)를 매각한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로 반도체 미세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회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노광이란 금속 설계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 원판 위로 빛을 쪼이면 회로 패턴이 새겨지는 과정으로 반도체 공정 가운데서도 핵심 과정으로 꼽힌다. 특히 ASML은 차세대 노광장비인 EUV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일부 투자 회수 차원에서 지분 절반을 매각하는 것이며, 핵심 설비의 파트너로서 ASML과의 협력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램버스(Rambus)의 지분 4.5%(480만주)도 전량 매각 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특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램버스 지분 9%를 취득한 바 있으며, 2011년 풋옵션으로 램버스에 4.5%를 매각한 후 이번에 잔여 지분을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스토리지(HDD) 전문 기업인 시게이트(Seagate Technology)의 주식 1250만주(지분 4.2%)도 모두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스토리지(HDD) 사업을 시게이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게이트의 지분 일부를 취득한 바 있다. 이후 지분을 일부 매각했으며, 이번에 잔여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대만 홍하이그룹의 자회사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 지분도 정리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LCD패널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투자했던 일본 샤프 지분 0.7%(3580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삼성은 샤프 인수에 공을 들였지만, 홍하이그룹이 샤프 인수에 성공하며 디스플레이 시장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측은 "샤프와의 패널 공급 관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이번 지분 매각의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익· 日 와콤은 유지할 방침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장기매도가능 금융자산 중 상장주식은 삼성 계열 지분을 제외하면 국내 반도체 협력사 원익IPS(9%)와 일본 펜 태블릿 솔루션업체 '와콤'(5.1%)만 남게 됐다.

'와콤'은 갤럭시 노트에 탑재된 'S펜'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 2013년 삼성전자가 지분 5.1%를 취득했다. HP와 레노버 등 글로벌 PC 업체에 펜 태블릿 솔루션을 공급해온 와콤은 2011년부터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및 슬레이트PC 등에 자사 전자유도 방식 펜 태블릿 기술을 제공해왔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S펜'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원익IPS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증착장비를 만드는 대표적 장비업체로 최근 삼성전자와 240억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6.6.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프린트 사업부도 매각…구조조정 진행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나서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 노선을 걷고 있으며 핵심 사업 외에 다른 사업부는 매각 또는 철수 방침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10억5000만달러(1조2000억원)에 미국 휴렛팩커드(HP)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린터온' 등 프린터 사업을 위해 인수한 해외업체 지분도 함께 HP에 넘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 최근 삼성 사업재편의 트렌드"라며 "프린터 사업부 매각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ee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