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조만간 애플에 듀얼 카메라모듈 독점 공급

소니, 사업 축소 결정...이르면 이달부터 공급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LG이노텍이 아이폰 차기작에 들어가는 듀얼 카메라 모듈을 이르면 이달 독점 공급을 시작한다. LG이노텍과 함께 유력한 공급 대상자로 거론되던 소니가 최근 하이엔드 카메라모듈 사업을 축소함에 따라 LG이노텍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8일 "LG이노텍이 올해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7 플러스에 장착될 듀얼 카메라를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빠르면 이번 달부터 듀얼 카메라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올해 물량을 독점 공급하게 되며 내년 이후엔 추가 벤더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LG이노텍과 함께 유력한 듀얼 카메라 모듈 공급자로 거론되던 소니는 지난 5월 실적전망 자료를 통해 하이엔드 카메라모듈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소니는 자체로 제작하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사업만 지속하기로 했다.

요코 야수코우치 소니 본사 디바이스 부문 홍보팀장은 "지진으로 인한 설비 피해와 고객 납기 지연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재점검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둔화되는데 반해 카메라모듈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가 투자와 비용 상승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주요 고객으로부터의 하이엔드 카메라 모듈에 대한 제품 주문량이 예전에 기대한 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추가 투자를 감행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야수코우치 팀장은 "이번 사업 중단은 외판용 하이엔드에 제한되며, 소니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이 아이폰 차기작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앞으로 실적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S가 예상을 밑도는 판매량을 보임에 따라 한동안 카메라 모듈 사업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여왔다. LG이노텍에서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49%를 차지했다. 이중 70% 이상이 애플에서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분기에 영업이익은 4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1조195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46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이같은 저조한 실적에 LG이노텍 주가도 부진했다. 2014년 최고점 15만1000원의 절반인 7만500원으로 내려갔다가 8일 8만5300원으로 반등했다.

한편 소니는 지진으로 인한 이미지센서 공급 차질 가능성은 일축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향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를 100% 소니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신호로 전환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로, 카메라 모듈의 핵심 부품이다.

야수코우치 팀장은 "구마모토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미지센서는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 보안용 카메라용"이라며 "모바일용 이미지센서는 야마가타 공장과 나가사키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 지연 가능성은 없다"라고 말했다.

jm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