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MoMA가 꽂힌 '세리프TV'...일반 가전매장에는 없다
원래 유럽을 겨냥한 제품...진가 알아본 뉴욕현대미술관 입점 '러브콜'
삼성 최초로 단독 온라인몰 오픈...오프라인은 명품가구점, 편집숍, 백화점만 판매
- 장은지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전자가 가구분야 유명 디자이너 로낭 & 에르완 부훌렉(Ronan&Erwan Bouroullec) 형제와 협력해 만든 '세리프(Serif) TV'에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이 홀딱 반했다.
예술성을 알아본 모마가 삼성전자에 사정사정하며 판매를 자청했다. 모마가 부설 디자인스토어에서 TV를 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세리프 TV는 유럽용 제품이었는데 모마때문에 삼성전자는 예정에 없던 미국에 제품을 팔게 됐다.
인기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내에서도 입소문이 나며 해외직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바람에 출시를 안할 수 없었다.
◇ 원래 유럽을 겨냥한 제품…진가 알아본 MoMA 입점 '러브콜'
부훌렉 형제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세리프 TV는 오직 유럽만을 위한 TV 로 기획됐다. 디자인에 유난히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시장임을 고려한 전략이다. 전량 유럽에서 생산되며 지난해 9월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됐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에는 제품 출시 계획이 없었지만, 프랑스 파리에서 세리프TV를 접한 모마 큐레이터가 미술관의 디자인 스토어에서 세리프TV를 판매하고 싶다는 뜻을 줄기차게 전해왔다.
삼성전자는 모마의 구애에 고심하다 승낙했다. 뉴욕 현대미술관은 미국 현대미술관의 자존심으로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야할 필수코스로 꼽힌다. 모마는 디자인 스토어를 통해 미술관이 선정한 전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소비자의 반응도 뜨거웠다.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국내 소비자들이 세리프TV를 파리에서 직접 사기 시작했다. 그 수가 늘자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3월 29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취향저격'이라는 호평이 줄잇고 있다.
◇ 특별한 제품은 유통도 특별하게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지난 3일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리프TV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반응이 대단하다"며 "앞으로도 일반 가전매장에서는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리프 TV의 이미지와 위상에 맞게 유통채널도 차별화했다. 온라인에서는 삼성 최초로 '세리프TV'만을 위한 단독 온라인몰을 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삼성 디지털플라자 하이마트 등 일반 가전매장에서 팔지 않고 서울 논현동과 청담동의 고급가구매장, 명품 편집숍, 백화점 등에서만 판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이는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울 강남 청담동 프리미엄편집숍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는 배우와 가수를 초청한 마케팅 행사도 가졌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는 서울 코엑스 SM타운 아티움을 세리프 TV로 꾸며놨고, 배우 강동원과 빅뱅의 지드래곤도 해외직구를 통해 세리프TV를 구입했다.
◇패션이 된 TV…화질경쟁에서 소비자 라이프 속으로 '융화'
세리프 TV는 알파벳 'I'의 끝을 약간 튀어나오게 한 세리프체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TV를 옆에서 보면 I 모양으로 보인다. 어느 곳에 두어도 자체가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도록 프레임을 이음새 하나 없이 만들고, 뒷면도 패브릭으로 처리해 지저분한 뒷면을 가렸다. 꺼져있을때도 예쁜 TV를 만들기 위해 '커튼모드'로 감각적 화면을 더했다.
판매 가격은 40인치 199만원, 32인치 139만원이다. 이 가격(40인치 199만원)이면, 삼성전자의 54인치 UHD TV와 49인치 SUHD TV를 살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디자인'에 더 지갑을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TV를 만들 계획이다. 김현석 사장은 "TV같은 TV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가까운 TV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화질경쟁을 벗어나 스크린을 중심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디바이스로서의 TV 시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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