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실적개선에 주가 3배 '껑충'…매각대신 독자생존?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생산라인ⓒ News1
동부하이텍 부천공장 생산라인ⓒ News1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동부하이텍이 실적개선에 따라 매각 대신 독자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1년새 3배가량 올랐다. 매각 가격 부담에 원매자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채권단 입장에선 실적개선에 따라 원리금 미상환 우려가 낮아졌고 동부하이텍 매각에 따른 실효성도 떨어져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250억원을 기록해 전년 456억원보다 174.3% 증가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6666억원으로 전년 5677억원보다 17.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267억원을 기록해 전년 770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동부하이텍은 실적개선에 따라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12일 동부하이텍 주가는 글로벌 증시 폭락 분위기 탓에 7.9% 하락한 1만2750원을 기록했으나 1년전 주가와 비교하면 202% 상승했다. 동부하이텍 주가는 2015년 1월 23일 장중 4220원을 기록한 바 있다.

동부하이텍의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은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채권단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소식이다. 동부하이텍은 2014년 매각을 추진하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IA컨소시엄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이 중단됐다. 이후 수의계약 방식 등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위에 그쳤다.

채권단 입장에선 실적개선으로 동부하이텍 매각 당위성이 크게 떨어졌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올초 동부하이텍 재매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 회장은 AIIB 부총재로 자리를 옮기며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동부하이텍의 원리금 미상환 우려도 줄어들었다. 동부하이텍이 부담하고 있는 채권단 신디케이티드론은 약 5500억원 수준이다. 신디케이티드론 이자율은 5% 수준으로 연간 300억원 미만이다. 연간 1000억원 이상 발생하는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실효성도 낮다.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는 주식은 동부가 보유한 동부하이텍 지분 12.43% 규모다. 동부는 이미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유동성 위기 우려가 낮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실적 호조로 주가가 오르면서 몸값이 치솟아 매각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매각을 준비하는 채권은행 입장에서도 매각이 시급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xp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