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없다"vs"감성도 기술"…삼성-LG 또 '세탁기싸움'
삼성전자 1일부터 '버블샷 애드워시' 시판하자 LG전자 견제나서
"바케스 하나 올려놓은 게 기술?"..."액티브워시가 감성기술 증명"
- 서송희 기자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그동안 너무 기술에 집중한 것 같아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점을 찾아내 적용했고 '액티브워시'가 증명해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새 기술없이 아이디어만 갖고 제품을 만든다"고 폄하하자 삼성전자는 이같이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 작동 중에도 세탁물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는 '버블샷 애드워시' 세탁기를 1일부터 국내 시판한다고 31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새로 나온 '버블샷 애드워시'를 전시하고 제품에 대해 설명했다.
버블샷 애드워시는 세탁기를 작동 시킨 후 깜빡하고 넣지 않은 빨래를 발견했을 때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제품이다. 기존 세탁기는 세탁물을 추가하려면 드럼세탁기의 물이 빠지길 기다린 후에 추가할 빨래와 세제를 넣고 다시 세탁을 시작해야 했다. 애드워시는 작은 창을 마련해 세탁물을 간단하게 넣는다는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최근 LG전자는 드럼세탁기 밑에 탑로더 세탁기를 배치한 '트원워시'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어 양사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트윈워시는 드럼세탁기보다 아래에 있는 서브 세탁기를 사야지 의미가 있지만 애드워시는 드럼세탁기 본품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트윈워시'는 드럼세탁기와 소형 탑로더 세탁기를 한번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드럼세탁기는 230~280만원대이며 하단의 트롬 미니워시 출하가는 70~80만원대다. 이 관계자는 80만원 가량의 비싼 '서브세탁기'를 추가로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다. 삼성 '버블샷 애드워시'는 169만9000~249만9000원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세탁기 상단에서 애벌빨래를 할 수 있도록 개수대를 설치한 '액티브워시' 탑로더 세탁기를 내놔 인기를 끌었다. '세면대와 샤워기'를 세탁기에 추가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만 갖고 시작한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출시 약 7개월만에 국내 시장에서 16만대가 팔려나가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세탁기 1위 업체인 LG전자는 "바케스 하나 올려 놓은 것은 기술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기술이 추가되지 않은 신제품은 내놓지 않는다"고 '액티브워시'를 깎아내렸다.
'애드워시에 특별한 기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세탁 능력은 어느 브랜드나 비슷한 수준으로 한계에 다달았다"며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찾아 내 구현시킬 '감성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액티브워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감성기술의 중요성을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는 세제를 거품으로 만드는 '버블테크'나 많은 물이 들어가는 기존의 건조방식 대신 물없이 세탁물을 말리는 '무수건조' 등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감성기술'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 결과 드럼세탁기 사용자의 80%가 세탁 도중에 추가로 세탁물을 넣고 싶다는 요구가 있지만 실제로 세탁물을 넣어 봤다는 인원은 40%에 불과했다"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2013년 6월부터 제품 기획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신경전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져 왔다. LG전자의 세탁기 담당 사장이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를 시험하다 도어를 고장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세탁기 힌지가 약했다'라고 해명했고 삼성전자는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걸며 세탁기 논란은 법정소송으로 이어졌다.
삼성과 LG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측의 법정 소송을 취하키로 했지만 최근 액티브워시에 대해 LG전자 임원이 '바케스'라고 비하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 파손 사태 이후 '버블샷 애드워시'에 메탈로 된 힌지를 부착했다. 크리스털블루 세탁기의 힌지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약하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애드워시는 북미 시장보다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 증가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빨래를 몰아서 하는 북미보다는 바로바로 빨래를 하는 유럽이나 한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 버블샷 애드워시는 국내 시판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유럽을 비롯한 북미, 중국,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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