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 '원경선' 원장 백수연(白壽宴)

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 원경선 원장의 백수연이 17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원혜영 의원, 원혜덕, 원경선 원장,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사진=풀무원 제공)© News1

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 풀무원농장 원경선 원장의 백수연(白壽宴)이 지난 17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원 원장은 지난 1914년 4월17일 태어나 이날 우리 나이로 백수(99)를 맞았다.

이날 오후 5시 세종홀에서 열린 백수연에는 원 원장의 장남인 원혜영 의원 등 2남 5녀와 자손, 친지, 정치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백수연에는 원 원장이 설립한 한국 최초의 유기농 단체인 정농회와 그가 설립을 주도한 기아대책, (사)환경정의 등 시민단체 및 한삶회 등 공동체 관계자, 그가 1961년부터 45년간 재단이사장을 역임한 거창고, 풀무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그의 업적과 장수를 축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유인태, 이미경,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은 축사에서 "원장님은 풀무원의 이름을 주셨을 뿐 아니라, 풀무원의 브랜드 정신인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가르쳐주시고 실천하도록 해주신 분이다"며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은 글로벌 로하스 기업 풀무원의 바른먹거리와 바른마음 경영을 통해 면면히 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장은 이번 19대 총선에서 부천시 오정구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 등 2남 5녀와 며느리, 손자, 증손 등 37명의 자손을 두고 있다.

원 원장은 그 동안 충북 괴산 풀무원농장에서 생활했으나 2년 전부터 넷째 딸 원혜덕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중리 농장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원 원장은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열여섯 살 되던 해 부친이 별세하자 농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국 전쟁을 겪고 난 마흔의 나이에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기로 결심을 하고 1955년 경기도 부천에 땅 1만 평을 개간하여 '풀무원농장'을 마련하고 오갈 데 없는 이들의 공동체를 설립, 운영했다.

1976년 경기도 양주로 농장을 옮긴 후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 단체 '정농회'를 설립했다.

공동체 운동으로 시작된 그의 이타적 삶은 인류를 기아와 전쟁으로부터 보호하고, 공해로부터 인류를 건지려는 환경운동과 생명보호운동, 평화운동으로 진보를 거듭했다.

1989년에는 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하고 빈곤 타파 운동을 벌이며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일찍부터 아프리카 기아 현장에 가서 구호 활동을 하고 그 참상을 기아대책을 통해 국내에 알림으로써 국제기아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간 상록수'로 불리는 원경선 원장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목이 달아나도 재산이 바닥나도 실천하며 살아왔다. 그가 1961년부터 이사장을 맡아온 '열린 교육'으로 유명한 경남 거창고등학교는 군사정권시절 교육계와 마찰을 빚으며 3번이나 문을 닫을 뻔했지만 매번 그는 "타협하느니 차라리 학교 문을 닫는 것이 인격적으로 바른 교육이 된다"며 버텼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 세계환경회의에 한국을 대표해 참석해 유기농 실천운동에 대한 강연을 했으며 직후 경실련 산하기구로 시작한 환경개발센터(現 환경정의 전신)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환경과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직접 실행하며 가르치는데 힘을 쏟았다.

2004년부터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새로 일군 풀무원농장으로 거처를 옮기고 농장 인근에 평화원 공동체를 세워 한평생의 꿈인 공동체 운동을 지속하며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일평생을 바쳤다.

지난 2009년 10월 기아대책 창립20주년 기념식에서 원 원장은 "전 세계 63억 명의 인구 중 10억 명이 굶고 2초에 한 명이 죽어가고 있는 지금, 기아대책은 나와 내 가족을 넘어 이웃과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운동"이라며 "더 많은 후원자들과 기업들의 참여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생명이 없는 평화로운 지구를 만들어가자"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백수를 맞은 원 원장의 건강비결은 현미식과 유기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식단 덕분이다.

원 원장은 지난 1975년부터 현미식을 시작해 요즘도 세끼 식사를 유기농 현미 잡곡밥과 채식위주의 반찬으로 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간디스토마를 심하게 앓아 머리가 어지러운 증세가 있었는데 유기농법으로 경작된 현미밥을 먹으면서 이런 증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는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와 보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글로벌500' 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8년 인촌상을 수상했다.

원 원장의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그의 장남인 원혜영 의원이 1981년 창업한 풀무원은 30여 년이 지난 현재 연간 매출 1조5000억원이 넘는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원경선 원장(가운데)이 문국현 전 국회의원(오른쪽)에게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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