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 흡수하며 가격 유지했는데"…치킨업계, 공정위 조사까지

공정위, bhc·BBQ·교촌 현장조사…가격 결정 과정·담합 여부 점검
업계 "육계값만으로 치킨값 판단 어려워…인건비·수수료 부담 여전"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 모습. 2026.10.1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원가 상승 부담을 흡수하며 판매가격을 유지해 왔다는 치킨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담합 조사 대상에 올랐다.

최근 생닭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도 주요 치킨 가격이 그대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생닭 가격뿐 아니라 인건비와 물류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누적된 비용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오전 bhc·BBQ·교촌치킨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가격 담합 사건을 담당하는 카르텔조사국이 중심이 돼 업체별 가격 결정 과정과 담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치킨 가격 점검을 예고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치킨용 9~10호 육계 가격이 최근 반년 사이 37.7% 하락했지만 주요 프랜차이즈 대표 메뉴 가격은 2만300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9~10호 육계 가격은 지난 3월 1㎏당 5308원에서 지난달 3308원으로 37.7% 하락했다.

업계 "닭값 오를 땐 부담…판매가는 2~3년째 동결"

치킨업계는 육계 가격 하락만으로 치킨 판매가격 인하 여력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육계 가격이 상승했을 당시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즉각 반영하지 않고 상당 부분 부담한 만큼 최근 육계 가격 하락만을 기준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 주요 치킨업체의 마지막 가격 인상은 교촌치킨이 2023년 4월, bhc가 같은 해 12월, BBQ가 2024년 6월이다. 이후 세 업체 모두 대표 메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육계 가격이 올랐을 때는 회사가 원가 상승 부담을 흡수했고 소비자 가격도 2~3년 가까이 올리지 않고 있다"며 "최근 육계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치킨 가격을 바로 낮춰야 한다고 보는 것은 실제 원가 구조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치킨 판매가격에는 생닭뿐 아니라 식용유와 소스·포장재 등 원부자재, 인건비와 물류비, 임차료,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다양한 비용이 반영된다.

닭고기 조달 가격이 산지 육계 시세와 곧바로 연동되는 것도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량 구매 계약 등을 통해 닭고기를 공급받는 만큼 산지 가격 변동이 실제 매입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맹사업 특성상 본사가 소비자 판매가격을 일률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업계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최종 판매가격 결정에는 개별 가맹점주의 경영 상황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고 주요 업체 사이에 법적 분쟁까지 이어져온 점 등을 들어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업체별 가격 결정 과정과 업체 간 협의 여부, 원재료 가격 변동의 반영 과정,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비용 부담 구조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