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상한 두면 소득 줄 수도"…라이더도 수수료 규제 우려

배달플랫폼노조 "수수료 인하 부담, 라이더 단가로 전가돼선 안 돼"
"배달비 하한은 최저보수제와 함께 논의…라이더 협의권도 보장해야"

가을에 접어든다는 절기 '입추(立秋)'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6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구 중구 반월당 인근 도로에서 점심시간을 앞두고 오토바이를 탄 배달 라이더들이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26.8.6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배달앱 중개수수료에 이어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까지 상·하한을 두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배달라이더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배달비 상한이 낮게 설정되면 라이더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배달플랫폼노조는 2일 성명을 내고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배달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의 상한까지 법으로 정하는 것은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배달앱 수수료를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총액을 15% 이내로 제한하고 배달비에는 상한과 하한을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는 특히 라이더에게 배달비는 사실상 일한 대가인 만큼 상한 설정이 소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배달비 상한이 낮게 설정될 경우 플랫폼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료나 추가 보상을 올릴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상한이 낮게 정해지면 기본료를 올릴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다"며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의 부담이 단가로 넘어오지 않게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달비 결정 과정에 라이더의 참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법안에는 입점업체 단체가 배달비 등과 관련해 플랫폼에 협의를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배달라이더 단체에는 이에 상응하는 협의권이 명시돼 있지 않다.

노조는 "배달비를 정하는 논의에는 배달라이더의 목소리가 더 담겨야 한다"며 "가게 사장님들 단체에는 배달비를 두고 플랫폼에 협의를 요구할 권리를 주면서 배달하는 사람들의 단체에는 그런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배달비 하한제와 정부가 검토 중인 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플랫폼·특수고용 종사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보수를 보장하는 최저보수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종사자의 대기·이동시간과 업무 수행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고려해 실질적인 보수 수준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노조는 배달비 하한 역시 라이더에게 최소한의 보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최저보수제와 정책 목표가 겹칠 수 있는 만큼 별개 제도로 추진하기보다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는 이번 성명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려는 정책 취지와 함께 수수료·배달비 규제가 라이더 소득과 노동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검토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당사자인 라이더의 참여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