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70억달러 시장인데…담배 4사, '니코틴 파우치' 신중한 까닭
PMI 진 2분기 29억개 출하…BAT 모던 오럴 상반기 매출 65.9%↑
중량 기준 높은 세금에 시장성 고민…낯선 사용법·소비자 인식도 변수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니코틴 파우치를 새로운 비연소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국내 시장 진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높은 세금 부담과 검증되지 않은 시장성에 더해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어 사용하는 낯선 방식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용 여부도 출시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G(033780)와 한국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JTI코리아 등 국내 주요 담배 4사는 니코틴 파우치의 국내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와 제품 동향은 지켜보고 있지만 현행 과세체계와 국내 소비자 수용 여부 등을 고려해 출시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니코틴 파우치는 니코틴과 향료 등을 작은 파우치에 담아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어 사용하는 제품이다. 담배를 태우거나 가열하지 않고 구강 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니코틴 파우치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소매 판매량은 230억개를 넘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추산된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대표 제품 '진'(ZYN)은 올해 2분기에만 29억 파우치가 출하됐다.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한 규모다. 현재 60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1~7월 미국 니코틴 파우치 시장 1위 브랜드를 유지했다.
BAT도 '벨로'(VELO)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BAT의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벨로가 포함된 모던 오럴(Modern Oral)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9% 증가했다.
KT&G도 지난해 미국 알트리아와 스웨덴 어나더 스누스 팩토리(ASF)를 공동 인수해 니코틴 파우치 '루프'(LOOP)를 확보했다. JTI 역시 해외에서 '노르딕 스피릿'(Nordic Spirit)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주요 담배 4사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는 관련 제품을 보유하거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 진입의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는 세금이다.
현행법상 '씹거나 머금는 담배'에는 1g당 담배소비세 364원과 개별소비세 215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34.5원이 부과된다. 여기에 지방교육세 등을 더하면 세금 부담은 1g당 1200원을 넘어선다.
10g 제품이라면 원가와 유통비, 부가가치세 등을 제외하고도 세금 부담만 1만 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제품 중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여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세금 구조에서는 니코틴 파우치를 국내에서 사업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격만의 문제도 아니다.
궐련이나 전자담배처럼 연기나 에어로졸을 흡입하는 방식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가 입술과 잇몸 사이에 제품을 일정 시간 넣어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얼마나 받아들일지도 시장성을 좌우할 변수다.
새로운 제품군인 만큼 시장이 형성될 경우 미성년자 접근을 어떻게 차단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생소한 제품이라 실제로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크다"며 "해외를 많이 다닌 소비자는 접해봤을 수 있지만 대다수 한국 소비자에게는 거의 처음 보는 형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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