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겹살·한국 라면 즐겨 먹죠"…日 일상에 스며든 K푸드
日 한식 열풍 넘어 버거·커피·디저트로 외식 선택지 확대
라면·소주·간편식까지…편의점·마트 매대에도 K푸드 풍성
- 배지윤 기자
(도쿄=뉴스1) 배지윤 기자
한국 음식은 평소에도 자주 먹는 편이에요. 그중에서도 삼겹살과 라면을 가장 좋아해요.
최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서 만난 아키코 씨는 평소 즐겨 먹는 한국 음식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한류 콘텐츠를 타고 일본에 이름을 알린 K푸드가 이제는 식당뿐 아니라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파고들며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먹거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달 12일 찾은 도쿄 신오쿠보 거리에는 한글 간판을 내건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삼겹살과 한국식 치킨, 떡볶이 등을 내세운 메뉴판 앞에서는 식당을 고르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과거 삼겹살·김치 등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알려졌던 K푸드의 범위도 넓어졌다. 라면과 과자,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은 물론 버거와 커피·디저트까지 일본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한국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있다.
신오쿠보 거리에서는 삼겹살과 한국식 치킨 등을 내세운 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이 되자 한국 음식을 즐기려는 현지 소비자들이 식당으로 향했다.
삼겹살을 가장 좋아하는 K푸드로 꼽은 미오 씨는 "평소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고 한국도 좋아해 자주 여행을 간다"며 "한국에 갈 때마다 삼겹살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찾아 먹고 일본에서도 한국 음식이 생각나면 신오쿠보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국내 외식기업의 일본 진출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일본에 진출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는 39개로 미국과 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일본에 진출한 업종도 한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새마을식당·하남돼지 등 한식 브랜드와 맘스터치 같은 버거 브랜드뿐 아니라 할리스·빽다방·맘모스커피 등 커피 브랜드, 설빙 등 디저트 브랜드까지 일본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외식 브랜드가 일본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선택지가 한식에서 치킨·버거·커피·디저트 등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K푸드의 존재감은 식당 밖에서 더욱 선명했다.
도쿄 시내 대형마트와 편의점, 돈키호테 등 주요 유통채널의 식품 매대 곳곳에서 한글이 적힌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컵라면 코너에서는 농심 '신라면'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이 일본 라면과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별도의 한국 식품 전문점을 찾아가지 않아도 일상적인 장보기 공간에서 한국 라면을 고를 수 있는 셈이다.
품목도 라면에 그치지 않았다. 떡볶이와 소스류는 물론 국·탕류 등 다양한 한국 식품이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육개장처럼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제품도 판매되고 있었다.
편의점에서도 비슷했다. 음료 매대에는 한글로 '아샷추'라고 적힌 제품이 일본 차·커피 음료 사이에 놓여 있었고 주류 코너에서는 '참이슬'과 과일소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K푸드가 별도의 '한국 식품 코너'에만 모여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라면은 라면 코너에, 음료는 음료 코너에, 주류는 주류 코너에 각각 일본 제품과 함께 진열돼 있었다.
K푸드가 한류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소비재에서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인 장보기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판매 접점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서 K푸드는 신오쿠보 등 한인 상권이나 전문점을 중심으로 소비됐다면 최근에는 편의점과 대형 유통매장 등 일상적인 소비 채널로 판매처가 넓어지고 있다"며 "라면뿐 아니라 음료와 주류, 소스, 간편식 등으로 소비 품목도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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