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도 제친 '편의점 라면'…맛집·크리에이터 협업 통했다
이마트24 '대박각 불맛짬뽕라면' 출시 2주 만에 국물 컵라면 2위
CU·세븐일레븐·GS25도 판매 호조…'화제성 넘어 맛으로 재구매'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편의점 라면 시장에서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온 스테디셀러 사이로 맛집과 지역 명물, 크리에이터 등을 앞세운 '차별화 라면'이 파고들고 있다.
익숙한 인기 제품이 여전히 판매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들이 출시 직후 기존 인기 라면을 제치거나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컵라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박각 불맛짬뽕라면'이 출시 2주도 되지 않아 국물 컵라면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는 농심 육개장 사발면이었다.
대박각 시리즈는 경기 고양시 일산의 중식 맛집 '대박각' 대표 메뉴를 모티브로 개발했다. 짬뽕과 짜장 메뉴를 편의점 라면으로 구현해 기존 제품과 다른 맛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품 출시 이후 SNS와 유튜브 등에서도 관련 후기가 확산했다. 구독자 약 85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흑백리뷰'가 공개한 관련 영상은 조회수 100만 회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은 국내외 지역 명물을 라면으로 옮기고 있다.
'도쿠시마라면', '정호영다카마쓰우동' 등 해외 지역 명물 라면의 누적 판매량은 3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3월 진에어와 협업해 선보인 정호영다카마쓰우동은 출시 2주 만에 20만 개가 팔리며 세븐일레븐 라면 전체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대도시 관광에서 벗어나 현지 문화와 로컬 맛집을 찾는 '소도시 미식 여행' 트렌드에 주목해 지역 명물 라면을 상품화하고 있다.
CU에서도 차별화 라면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CU의 차별화 라면 브랜드 '치트키' 시리즈는 출시 약 2개월 만인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기록했다. CU가 선보인 차별화 라면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로, 출시 초기 일부 기간에는 CU 라면 판매량 1위인 신라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라면 매출도 2024년 12.9%, 지난해 14.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0% 늘었다. 컵라면이 전체 라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GS25의 PB라면과 단독 상품 등 차별화 라면 매출 역시 올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대표 상품 '유어스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2014년 출시 이후 누적 7000만 개 이상 팔렸고 오모리 시리즈 전체 판매량은 1억 개를 넘어섰다. 최근 선보인 '쯔양 기내식라면'도 출시 약 2개월 만에 30만 개 이상 판매됐다.
편의점업계는 차별화 라면의 경쟁력이 단순히 유명 맛집이나 크리에이터의 이름을 붙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화제성과 새로운 콘셉트가 소비자의 첫 구매를 유도할 수 있지만 반복 구매가 많은 라면의 특성상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결국 맛과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마트24는 대박각 대표 메뉴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라면 상품기획자(MD)가 대박각 매장과 제조 공장을 오가며 약 7개월간 제품을 개발했다.
이달에는 아삭한 식감의 김치 원물을 레토르트 파우치 형태로 담은 차별화 라면 '김찌면'도 출시할 예정이다.
GS25 관계자는 "라면은 반복 구매가 이뤄지는 일상적인 소비재인 만큼 단순한 IP 협업이나 이색적인 콘셉트만으로 지속적인 구매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협업의 차별화 요소를 제품의 맛과 품질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가 차별화 라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른 유통채널과 상품 구성을 차별화하는 동시에 자사 점포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제조사의 스테디셀러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맛집·지역 명물·크리에이터 등 편의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들이 판매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라면 진열대를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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