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트 안 가도 된다"…美 대형마트 곳곳 파고든 K푸드

美 대형마트 '타깃' 곳곳에 비비고·불닭·신라면…현지 브랜드와 정면승부
한인마트서 주류 유통채널로…美 시장서 달라진 K푸드 위상

미국 대형마트 타깃의 냉동식품 코너에 비비고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뉴스1 배지윤 기자

(로스앤젤레스=뉴스1) 배지윤 기자

"이 정도면 그냥 동네 마트에서 K푸드 장보면 되겠는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대형마트를 둘러보며 든 생각이다. 냉동고에는 비비고 만두가 여러 칸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상온 진열대에서는 커리라이스와 김치라이스가 나란히 눈에 들어왔다.

라면 코너로 발걸음을 옮기자 신라면과 불닭볶음면도 여러 단에 걸쳐 진열돼 있었다. 굳이 K푸드를 찾아보지 않아도 마트 곳곳에서 한국 식품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만두·라면·김밥…매대 곳곳 채운 K푸드

이달 17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마트 타깃에서는 현지 시장에서 달라진 K푸드의 위상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 한인마트나 아시안 식품 코너에서 주로 접하던 한국 식품이 이제는 현지 마트 일반 매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CJ제일제당의 '비비고'였다. 미국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비고는 찐만두·미니완탕·크리스피 덤플링 등 다양한 제품으로 냉동고 여러 칸을 채웠다. 밀라(MiLa)·이노베이시안(InnovAsian) 등 아시안 푸드 브랜드와 같은 매대에서 나란히 경쟁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상온식품 매대에서도 비비고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판 햇반인 '화이트 라이스'를 비롯해 커리라이스·김치라이스 등 보울 제품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고 일부 제품이 놓인 칸은 재고가 바닥난 듯 비어 있어 현지에서의 높은 수요를 짐작하게 했다.

라면 매대로 발걸음을 옮기자 K푸드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졌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오리지널·까르보나라 등 다양한 제품이 봉지면과 컵라면 형태로 여러 단을 채우고 있었다. 상단에는 농심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도 자리했다.

냉동고 한편에는 미국 식품기업 오션스 헤일로가 해남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과 손잡고 선보인 매콤한 마늘·칠리맛 냉동 김밥도 진열돼 있었다.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현지 기업의 제품 출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달라진 K푸드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대형마트 타깃에 비비고 화이트 라이스를 비롯해 커리라이스·김치라이스 및 불닭볶음면 등이 진열돼 있는 모습.ⓒ 뉴스1 배지윤 기자
한인마트 넘어 美 소비자 일상 속으로

이날 타깃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일부 라면·보울 제품을 제외하면 K푸드가 별도의 한국 식품 코너에 모여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두·김밥은 냉동식품 매대에, 불닭볶음면 등 라면은 할인 매대에 자리해 현지 제품들과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과거에는 한인마트나 아시안 식품 코너를 찾아야 접할 수 있었던 K푸드가 이제는 미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장보기 동선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셈이다. '한국 음식'이라는 별도 영역을 넘어 각 식품군에서 현지 제품과 경쟁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일반적인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같은 K푸드의 성장세는 수출 실적만 봐도 뚜렷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액은 70억 5000만 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현지에서 생산·판매되는 물량까지 감안하면 실제 현지에서 소비되는 K푸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드라마와 K팝을 통해 한국 음식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접한 소비자가 늘면서 K푸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크게 낮아졌다"며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면서 현지 유통망에서도 K푸드의 입지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