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해동배송 뭇매에 '얼얼한 유통가'…보냉·콜드체인 '신선' 경쟁

컬리, 배송 불만 증가 인정…보냉재 확대 규모는 공개 안 해
쿠팡 10~20%·SSG 최대 2배 보냉 강화…롯데는 전 과정 콜드체인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 2020.5.27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기록적인 폭염에 신선식품 배송 품질이 시험대에 올랐다. 컬리(408480)에서 냉동상품 해동 등 배송 불만이 늘자 유통업계는 보냉재 확대와 배송 운영 조정, 콜드체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배송 속도보다 상품을 온전한 상태로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컬리에서 배송받은 냉동·신선식품이 해동되거나 박스가 젖은 상태로 도착했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냉동육과 간편식 등이 녹아 환불을 신청했다는 후기를 올렸고,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회사가 보냉 비용을 줄이기 위해 냉매와 포장재를 충분히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컬리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배송 과정에서 고객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컬리 측은 "현재 고객 VOC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즉각적인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리는 신선식품의 해동과 열손상을 막기 위해 드라이아이스와 아이스팩 투입량을 기존보다 늘렸으며, 냉동상품에는 보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은박 에어캡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냉재 확대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주문 또는 박스당 드라이아이스와 아이스팩 투입량이 기존 대비 어느 정도 증가했는지에 대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주문량이 늘어날 경우 전체 보냉재 사용량이 증가하더라도 개별 주문에 투입되는 양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배송 품질을 가늠하려면 전체 사용량뿐 아니라 주문당 투입량과 외부 기온에 따른 보냉 기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한 쿠팡 물류센터 앞에 쿠팡카(쿠팡 배송트럭)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2025.12.2 ⓒ 뉴스1 이호윤 기자
보냉재 늘리고 배송 기준 풀고…폭염에 달라진 유통가의 대응

반면 컬리와는 다르게 경쟁사들은 보냉재 확대 규모를 명확히 제기하고 있다. 쿠팡은 혹서기 로켓프레시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드라이아이스와 아이스팩 등 보냉재를 평소보다 20% 이상 추가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에 따라 최대 50% 수준으로 추가 투입하고 있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냉매제 수량도 외부 기온에 따라 달리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기존보다 보냉성을 높인 신형 프레시백을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제철 과일의 경우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하고 산지 현장 검품과 전용 포장재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배송 현장의 운영 기준도 조정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위탁배송업체 소속 배송기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선배송의 '오후 8시 배송 완료' 기준을 이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적용 대상은 전국 CLS 캠프다.

폭염기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차폐식 대형 냉방 구역과 개방형 작업 공간의 '쿨링포그'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쿨링포그 가동 시 작업자의 피부 온도가 3도 이상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의료진이 현장을 찾아 건강 상담과 건강검진을 독려하는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SSG닷컴은 냉장·냉동상품을 전용 보랭제와 함께 별도 파우치에 담아 배송하고 있다. 하절기에는 외부 온도 상승에 대응해 보냉제를 '최대 2배' 가량 추가 투입하고 있다.

선도에 민감한 채소류는 여름철 운영기한을 기존보다 최대 50% 줄여 관리한다. 배송받은 신선식품의 선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온라인으로 접수해 환불받을 수 있는 '신선보장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7일 부산 강서구에 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오픈했다. (롯데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8.9 ⓒ 뉴스1

롯데마트는 최근 본격적으로 가동한 제타 스마트센터에 상품 입고부터 고객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콜드체인을 구축했다. 상품 입고와 보관, 피킹, 출고뿐 아니라 배송 과정까지 적정 온도가 이어지도록 관리하는 구조다.

폭염 때마다 보냉재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물류 인프라 자체를 신선도 유지 중심으로 설계한 셈이다.

폭염을 계기로 신선배송 경쟁도 단순한 속도전에서 보냉·상품관리·배송 운영·콜드체인 전반의 품질 경쟁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얼마나 빨리 배송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물류센터부터 고객 문 앞까지 냉장·냉동 상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