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원가 불확실성에…오뚜기, 국산 농산물 자체 공급망 키운다

지난해 농식품펀드 31억·애그테크펀드 5억 투자…원재료 조달 기반 확보
스마트팜·계약재배도 속도…'오뚜기카레' 강황 국내 재배 방안도 검토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오뚜기 제공)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오뚜기가 국산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농식품 기술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후 변화와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원료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마트팜·계약재배 등을 통한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농식품펀드 등 벤처 스타트업 투자 확대…"원재료 조달 기반 강화"

7일 오뚜기가 발간한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농식품펀드에 31억500만 원, 애그테크플러스펀드에 5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두 펀드는 스마트팜을 비롯한 미래 농식품 기술과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투자 성격을 띤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이전부터 이어져 왔으나 지난해에는 농식품펀드 출자 규모를 10억 원 이상 늘렸다.

오뚜기 측도 스마트팜 등 미래 농식품 기술을 비롯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 투자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는 원료 국산화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원료 수급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 농가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기 위해 농산물 계약재배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재배량은 1만 4348톤으로 쌀·찹쌀·양파·대파·생강 등으로 대상 품목을 넓혔고, 강원도 인제산 양배추의 계약재배를 신규 체결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체 농산물 구매량의 20%를 계약재배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 원료인 쌀의 자립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오뚜기밥 등 주요 제품에 쓰이는 원료 쌀의 계약재배 비중은 2023년 39%에서 지난해 46%로 높아졌으며 올해는 4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계약재배의 이점을 활용해 지역 특산 쌀 단일 품종만으로 지은 오뚜기밥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카레가 진열돼 있다. 2026.7.17 ⓒ 뉴스1 구윤성 기자
쌀 자립도 높여 오뚜기밥 신제품 출시…카레 강황 국산 재배 검토

스마트팜은 원료 자립의 또 다른 축이다. 계열사 오뚜기제유는 지난해 수직형 스마트팜 '심포니 넘버나인'(Symphony No.9)을 구축해 바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자체 재배한 바질은 오뚜기 제품 원료로 사용해 수입산 제품의 잔류농약·이물 우려를 줄였다.

나아가 대표 제품인 카레의 핵심 원료이면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강황 등 향신료를 국내에서 재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바질 등 수요가 높은 허브류를 중심으로 시험재배를 실시한 뒤 주요 향신료로 재배 범위를 넓혀 실제 제품 적용 여부를 점검한다는 구상이다.

오뚜기가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어 국산 원료 조달 기반을 강화한 것이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 안정성이 원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자체 공급망 확보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