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날아드는 정부 과징금·화재 청구서…올해 적자 1.8조 가능성
2분기 영업손실 8000억…개인정보 과징금 6247억 결정적 원인
상반기 영업손 1.2조…화재 피해액·공정위 과징금·국세청 과세도 남아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쿠팡이 2021년 상장 이후 역대 분기 최대인 8000억 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6247억 원)이 실적에 반영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정보 유출 사고 이후 각종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정부의 과징금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올 전망이다. 여기에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도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 올해 적자 규모가 2조 원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2분기 매출 88억5600만 달러(13조3007억 원)로 전년 동기 85억2400만 달러(11조9763억 원) 대비 4% 증가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2분기 영업손실 5억5600만달러(약 835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영업이익 1억4900만달러) 대비 적자 전환했다.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기존 최대 적자는 2021년 2분기(5억1493만달러, 약 5773억 원)였다.
대규모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약 4억1000만 달러의 과징금이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 원과 과태료 168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Inc는 추산 과징금을 2분기 판매관리비(OG&A)에 반영했다.
쿠팡은 과징금을 제외할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1억4600만 달러(약 2192억 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영업손실(2억4200만 달러, 약 3545억 원)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상반기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1895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 2년 치 영업이익(1조2813억 원)을 대부분 날린 셈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해 쿠팡 측은 시설과 임차 시설물, 설비 재고자산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관련 손실을 평가해 오는 3분기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회사 측은 화재 발생 전 해당 시설의 자체 보유 재고, 고정자산의 총 장부 가치, 판매자들의 재고자산 관련 의무지급액을 포함해 피해 금액을 약 2억4600만달러(약 3500억 원)로 추산했다.
쿠팡은 화재에 관한 재산·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했고, 보험금 청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실제 손실을 반영한 뒤, 보험금 수령은 수년 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쿠팡은 과거 경기 이천 덕평센터 화재로부터 3년여가 2024년 4분기에 보험금 3600억 원을 수령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예고한 과징금도 쿠팡 입장에서는 악재다.
공정위는 6월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혐의에 대한 동의의결 요청을 기각하고, 과징금 부과 등을 결정할 정식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공정위는 최혜요구에 대해 과징금 250억~420억 원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었다.
또 공정위는 와우멤버십에 쿠팡이츠를 연계해 쇼핑 사용자의 배달앱 서비스 이용을 강제한 혐의(끼워팔기)에 대해서도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가 관련 매출액을 5조 2600억 원으로 집계한 만큼 과징금 부과 절차에 하반기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최대 2000억 원대 과징금이 거론된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올해 적자 규모가 1조7800억 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쿠팡 창립 후 연간 최대 적자는 지난 2021년 14억9396만 달러(약 1조7000억 원)였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쿠팡이 올해 1조7000억 원이 넘는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경우, 적자경영 10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치 합산 영업이익(1조 8987억 원)을 날리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내년 추가 비용지출 요소도 있다. 국세청은 6월 2021~2025년 과세연도와 관련해 쿠팡과 계열사들의 법인세·부가가치세 신고 내용에 대한 세무조사를 완료하고 결과 통지를 발송했다.
쿠팡Inc는 "지난 6월 국세청이 쿠팡 주식회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간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신고 내용에 대해 세무조사를 완료하고 추가 납부 세액으로 가산세와 이자를 포함해 2억800만달러(약 3000억 원)를 요구하는 세무 조사 통지서를 발송했다"며 "국세청이 예고한 과세 처분에 동의하지 않으며, 가능한 행정적 구제 절차와 필요시 사법 소송을 통해 입장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했다.
국세청으로부터 세금부과를 통보받은 기업은 과세전적부심사를 통해 과세의 적정성 여부를 다툴 수 있다. 이후에는 조세심판원, 국세청, 감사원 중 한 곳을 정해 불복 청구를 할 수 있다. 거기에서도 결론이 안 나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통상 기업들은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면 납부지연가산세를 피하기 위해 과세액을 모두 납부하고 행정소송에 들어간다. 최종 승소한다면 환급액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보통 조세심판원의 심판 절차가 1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소송 전에는 과세액이 쿠팡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징금은 기업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수단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대규모 제재가 반복되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의 실효성과 산업 경쟁력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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