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새벽배송 문 열리나…대형마트 "의무휴업도 풀어야"

전국 점포 배송 거점 활용 가능…서비스 지역·매출 확대 기대
야간 인건비·물류비 부담 여전…"의무휴업 남으면 반쪽 완화"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진열대에서 소비자가 계란을 고르고 있다. 2026.7.20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제한해 온 규제가 14년 만에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서비스 지역과 온라인 매출을 동시에 늘릴 수 있어서다. 다만 높은 운영비와 월 2회 의무휴업 규제가 남아 있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 21일 대형마트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들을 모아 유통산업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 측에서도 임원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임은 단발성으로 진행됐으며 현재 추가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상생 방안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생기금 등 구체적인 지원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가 풀리면 대형마트는 전국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서만 새벽배송이 가능해 서비스 지역이 제한돼 있다.

이를테면 이마트의 경우 이마트 132개점과 트레이더스 24개점 등 총 156개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전국 매장을 기반으로 배송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온라인 전용센터가 담당할 수 있는 지역에서만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점포를 활용하면 서비스 가능 지역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대영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부 사무국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6.2.6 ⓒ 뉴스1 권현진 기자
매출 확대 기대에도 수익성은 '물음표'

배송 가능 지역이 넓어지면 온라인 매출과 이용 고객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형마트가 강점을 가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그로서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요 업체들도 새벽배송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규제가 풀리는 즉시 서비스를 시작하기보다는 주문·포장 시스템과 야간 인력, 배송 차량 등을 갖춘 뒤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새벽배송은 야간 인건비와 차량 운영비, 상품 분류·포장 비용이 추가로 드는 저마진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운영비가 주간배송보다 1.5배에서 2배가량 더 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출 외형은 커질 수 있지만 새벽배송은 마진이 높은 사업이라기보다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사업에 가깝다"며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으로 온전히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쿠팡이 이미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점도 부담이다.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점포 활용뿐 아니라 자동화 설비와 주문 시스템, 배송 차량 등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업계가 새벽배송 허용과 함께 의무휴업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벽배송이 허용되더라도 월 2회 의무휴업일에는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허용은 규제 완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매출과 고객 수, 영업이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의무휴업 규제도 함께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논의를 2012년 이후 이어진 대형마트 규제 기조의 전환 신호로 보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실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의무휴업 문제와 비용 부담, 상생 방안까지 함께 풀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