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밀린 급여 150억·퇴직금 600억 추정…지급일 '미정'

상품대금·임대료 등 필수 운영비 우선 지급…직원 급여는 '병행'
정부 집계 6월 전체 체불임금 333억 추정…노조 "지급계획 아직"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뉴스1 DB)2026.7.21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바탕으로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 재개를 추진하지만, 체불임금과 퇴직급여의 구체적인 지급 규모와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상품대금과 임대료 등 매장 운영비를 우선 지급하면서 밀린 직원 급여도 병행해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입금되는 대로 임시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을 다시 열 계획이다. 온라인 영업은 수도권 16개 점포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하고, 식품과 자체브랜드(PB), 고회전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하는 한편 일부 복층 매장은 약 1000평 규모로 단층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영업 정상화 계획과 달리 직원 임금과 퇴직급여의 지급 규모와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전날 공식 입장에서 "DIP 대출금이 들어오면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우선 지급하고, 지급이 지연된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미정산 대금도 병행해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매장 필수 운영비를 우선 지급 대상으로 명시한 반면,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미정산 대금은 병행 지급 대상으로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2000억 원 가운데 체불임금에 얼마를 배정할지, 6월 임금 잔액과 7월 임금·휴업수당을 어떤 순서로 지급할지, 퇴직자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급여는 언제 처리할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운영비 먼저 지급…여유 자금으로 임금 처리"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들어오면 상품대금과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등 영업 정상화에 필요한 비용을 먼저 지급한 뒤 남는 자금으로 체불임금과 입점주 미정산 대금을 처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6월분 급여의 40%를 지급했다. 이에 지급해야할 직원들의 월 급여 규모를 약 300억 원이라면, 현재 남은 6월분 임금을 약 150억 원 수준이 될것이라고 추산 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앞서 집계한 6월 전체 체불임금은 약 333억 원이다.

노동조합도 구체적인 자금 배분 계획은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내부적으로도 물품대금과 밀린 임금을 함께 지급하겠다고 안내했지만, 임금 배정액과 지급 대상, 구체적인 지급일은 별도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퇴직자들의 근로정산금과 퇴직급여 지급도 미뤄진 상태다. 홈플러스는 지난 22일 퇴직정산 대상자들에게 '퇴직급여 지급 지연 안내문'을 보내 자금 부족으로 이날 지급할 예정이었던 퇴직급여와 퇴직금 회사 지급분의 지급이 지연됐다고 통보했다.

지급이 미뤄진 항목에는 퇴직월 급여와 잔여 연차수당 등을 포함한 근로정산금,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의 회사 부담금,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등이 포함됐다. 홈플러스는 자금이 확보되는 즉시 신속하게 지급하고 구체적인 지급 일정은 추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지급 퇴직급 규모가 6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도 추정한다.

재직자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면서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휴직 상태로 전환했다. 휴직 직원들이 평균임금의 70% 수준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에는 남은 6월 임금뿐 아니라 7월 1일부터 12일까지의 정상 근무 임금, 13일 이후 휴업수당, 필수 근무 인력의 임금, 퇴직자의 근로정산금과 퇴직급여 등이 포함된다.

파산 수순을 밟던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최소 자금인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확보하며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최악의 위기를 넘긴 홈플러스는 20일 즉시항고를 제기해 회생절차 재개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0일 임시 휴업 중인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2026.7.20 ⓒ 뉴스1 오대일 기자
DIP 들어와도 임금 지급은 '미정'

홈플러스가 DIP 대출을 토대로 점포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체불임금과 퇴직급여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상품대금과 임대료 등 영업 정상화 비용을 우선 처리한 뒤 임금 지급을 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재직자와 퇴직자별 지급 규모와 일정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회사의 존속 여부도 변수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관계인집회에서 필요한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돼 파산·청산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남은 체불임금과 퇴직급여 지급, 직원들의 고용 유지 여부도 다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00억 원의 긴급운영자금이 들어오는 것과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실제로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상품대금과 임대료 등 매장 재개 비용을 제외한 뒤 임금에 배정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이를 재직자 급여와 퇴직자 정산금에 어떤 순서로 나눌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