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벽·스프링클러 정상 작동했는데"…쿠팡, '카더라식 루머'에 곤욕
소방당국 "도착 당시 방화셔터 작동…스프링클러도 가동"
누전·미작동 의혹 확산…완진 뒤 합동감식으로 작동 시점 규명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인천 서해구 석남동 물류센터 화재 진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누전과 소방시설 미작동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확산하면서 쿠팡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현장 도착 당시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모두 작동한 사실을 확인했고, 과거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방시설이 적정한 시점에 작동했는지와 실제 화재 확산을 막을 성능을 제대로 발휘했는지는 완진 후 합동감식에서 규명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20일 현장 브리핑에서 "소방대가 도착했을 당시 방화셔터가 작동해 있었고, 스프링클러도 진압 활동 당시 작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스프링클러의 최초 작동 시점과 방수량·수압, 방화셔터의 화재 확산 방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재 직후 일부 직원의 증언과 온라인 게시물 등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불이 이처럼 빠르게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그러나 소방당국의 현장 확인 결과 방화셔터는 소방대 도착 당시 내려와 있었고, 스프링클러도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지난 4월 물류센터에서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물류센터 한 직원에 따르면 당시 차단기 고장으로 전력이 잠시 내려갔다가 조치됐을 뿐 누전 사고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는 사실만으로 소방시설이 정상적인 성능을 발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프링클러는 작동 시점과 방수량·수압, 적재 환경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방화셔터도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과 업계는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뒤 소방시설의 작동 상태와 화재 확산 경로를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국가 소방동원령 2단계를 유지하며 진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건물 규모가 크고 내부에 가연물이 많아 완전 진화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완진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6·7층의 불을 진압하는 동시에 5층으로 연소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의 메자닌 구조와 소방안전 기준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메자닌은 건물 내부에 중간층이나 선반 구조물을 설치해 적재 공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국내 이커머스와 택배업계에서 널리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메자닌 구조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정부와 물류업계 전반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물류회사 관계자들과 메자닌을 비롯한 물류센터 구조와 안전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완진 후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화재 원인과 소방시설 작동 상태, 확산 경로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국토가 작고, 택배 수요가 많은 한국은 메자닌 구조가 보편적인 상황으로 쿠팡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물류센터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에 대한 목소리를 낸 만큼 물류업계 공통 과제"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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